성공스토리

2023산자부 장관상 천주환 수상자

2023년 천주환 수상자

2023년 창업성공스토리

CTK ASIA RUBBER 그룹 천주환 회장


▲CTK ASIA 초창기 회의 모습

바다에서 태어나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며 자라

천주환 회장은 전남 여수에서 2남 1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해양도시에서 자랐던 그는 바다를 바라보며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면서 역동적인 삶을 꿈꿨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의 모험소설인 ‘15소년 표류기’를 읽고 친구들과 몰래 바닷가에 묶여 있던 바지선을 풀어 한밤중에 바다 여행을 떠났다가 해양경찰에 붙잡혀 벌을 받았던 적이 있다. 중학교에서는 보이 스카우트 활동을 통하여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를 터득했고 태권도 등 체육 활동을 즐겼다. 여수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그는 1992년 중앙대학교 다니면서 지리산과 설악산 등 겨울 산행을 즐겼다. 이처럼 천 회장은 도전적인 삶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

▲ 천주환 회장이 공단 관계자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우연히 마닐라 방문, 환경과 날씨, 따뜻한 현지인에 반해 정착

대학을 졸업하고 무역회사에 취업, 따분한 직장 생활을 보내던 천 회장은 우연히 1998년에 필리핀을 방문했다. 이곳의 자연환경과 날씨, 필리핀인들의 따뜻함에 반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마닐라 데 라살(De La Salle) 대학원 MBA 과정에 등록한 것이 필리핀에 정착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한일 월드컵의 영향을 받아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슬로건처럼 2004년에 대학원 후배 3명과 의기투합하여 무역회사 CCALS(칼스)를 창업했다.

▲ 첫 번째 생산품

후배들과 의기투합 창업…천연고무 샘플 받아 무역한 계기가 인연

창업 초기에는 뚜렷한 아이템을 찾지 못하고 의욕만 넘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필리핀 전역을 뒤지다시피 돌아다녔다. 그 결과, 자원을 주로 거래하는 오퍼상을 운영했다. 하지만 실적은 저조하고 수익이 없어서 지쳐가고 있었을 때 필리핀의 지인이 천연고무 샘플을 주면서 팔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것이 천연고무 사업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이때부터 천연고무의 특성과 제조 과정, 원자재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를 했다. 첫 거래를 계약했던 해에 천연고무의 국제 가격 폭등으로 공급자가 차일피일 선적을 미루고, 바이어는 계약 이행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그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어렵게 맺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클레임을 받아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의기투합했던 후배들이 떠나고 홀로 남았다. 그는 수익이 발생하면 배상액을 갚는 조건으로 유예를 받았지만, 한 달에 2번씩 직원 급여를 주기 위해 돈을 구하러 다닐 정도로 경영이 어려웠다. 그렇지만 이때부터 한번 맺은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민다나오의 오지를 누볐다.

▲ CTK 아시아 루버 공장 전경

맥주 마니아가 된 사연에 서글픈 아픔 배어 있어

천 회장은 맥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술은 잘 마시지 못한다. 그가 맥주를 즐기는 연유 중 하나는 천연고무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 마닐라에서 서남쪽으로 680km 떨어진 오지에 있는 공급업체를 뻔질나게 드나들면서다. 천연고무를 매입해 판매하는 중간 거래상이 있는 곳에는 단백질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지독한 냄새가 옷에 스며드는 것은 물론이고 몸에 배어서 견딜수 없었다. 게다가 취약한 환경에서 요리된 현지의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아 먹기가 거북할 정도로 난처한 상황에 직면할 때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최대한 성의를 보이려고 내키지 않는 음식을 내색하지 않고 먹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밥 한술에 맥주 한 모금으로 식사를 때웠다. 거래처는 의례 술을 곁들이는 식사를 준비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맥주를 마시면서 식사하는 것이 버릇이 됐다. 천 회장은 지금도 오지 출장이 있을 때면 태연스럽게 맥주를 마신다. 그는 가끔 환경이 좋은 곳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오랜 전에 맨몸으로 오지를 드나들었던 초심을 기억하는 습성이 생겼다. 이처럼 천 회장은 낯선 이방인으로 경계하던 필리핀 현지인들과 스킨십을 통하여 정을 쌓고 신뢰를 구축하는데 10여 년 이상이 걸렸다. 이제는 현지인들이 천 회장을 이방인이 아니라 자신들의 의식주를 해결해 주는 ‘은인’으로 대하고 있다.

천연고무 재료를 채취하는 농부들은 필리핀에서도 최하위 빈민층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들 농민들과 천 회장이 친하게 된 것은 오지에 있는 영세농가와 소규모 생산 업체까지 찾아다니면서 채취한 원료를 10년 넘게 사려 다녔던 CEO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중간 원료 수집상과 거래를 트기 위해 100번 이상 방문을 한 뒤에 신뢰를 얻어 공급처로 확보했다. CTK가 공장을 운영하려면 필요한 원재료는 연인원 2만 명의 농부들이 수작업을 통해 라텍스를 채취해야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천 회장은 이들 2만명의 농부들과 가족까지 합치면 대략 10만명의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일 년에 2번 이상 현장을 방문하여 그들의 삶을 돌보고 CSR 활동을 펼치면서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천 회장이 고안한 CSR 활동은 농가들의 자녀를 돌봐 주면서 교육을 지원하는 지원 사업과 지역 커뮤니티에 쌀과 식료품을 지원하는 물품 기부,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를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여가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3가지이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길이 막히고 지역 간 이동 제한이 금지된 상황에서도 수십 곳의 방역검문소를 통과하면서 밤을 새워 30시간 이상 운송을 해 준 중간 공급자의 덕분에 공장이 멈추지 않았다. 이는 중간공급자들이 그동안 맨땅에서 헤딩하듯 밑바닥을 샅샅이 뒤졌던 천 회장의 성실성과 열정에 감동하여 책임을 지고 원료를 공급해줬기 때문에 펜더믹 기간에도 성장할 수 있었다.

▲ 천주환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필리핀 한글학교에서 역사교사 자원봉사, 한민족 정체성 함양 앞장

천 회장이 세계한인무역협회(이하 월드옥타) 마닐라 지회장을 맡아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외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무역스쿨을 통해 무역실무와 글로벌 무역인재역량 교육에 심혈을 쏟고 있다. 그는 필리핀 한글학교에서 역사 교사로 자원봉사하며 한인 2세들에게 정체성과 역사인식을 고취시키고 있으며 이 학교의 이사 및 운영위원장을 맡아서 학교의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재정을 지원해왔다. 이와 더불어 CIS 6개국을 방문하여 고려인 2~3세 경제인 네트워크인 okbaka라는 조직 구축에 기여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고려인과 조선족, 재일 및 재미교포와 재독 2세까지 다양한 환경과 문화 속에서 한민족 정서를 지키며 현지에서 활약하는 교포 3~5세들의 교류와 정체성 고민에 대해 함께 토론을 통해 연대하는 기회를 갖게 했다.

▲ CTK 아시아 루버 공장 전경

고려인, 조선족, 재일 및 재미 후손의 정체성 고민에 해법 제시, 디아스포라 포럼 지원

특히 교포 3세들을 중심으로 한·중·일 러시아 등 한민족 포럼의 정기적인 개최를 주창하고 블라디보스톡에서 디아스포라 포럼을 개최했다. 이때 최재형 선생의 생가와 고려인 이주역사관, 안중근 의사 활동 영역 방문 등을 통해 꿈과 비전을 공유하고 체험했으며 이후 일본 삿포로 대회를 통해 정기적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올해로 33주년을 맞는 마닐라 지회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오늘과 내일의 이정표를 확인하면서 그동안 발전해 온 힘과 가치, 공동체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천 회장은 “일의 성공은 결국 신념과 의지가 만들어낸다”고 확신한다. 즉, 사업의 근본은 신뢰이며 상황은 언제든지 변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상품을 전달하는 메신저의 자세와 매력이 그래서 정말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받고 싶은 대로 먼저 하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 사람을 끄는 매력 갖춰

다산 정약용 선생이 청정함을 우선으로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지식인의 표본이었던 것을 멘토로 삼고 있는 천 회장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매력을 품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받고 싶은 대로 먼저 하라’는 성경의 말씀대로 실천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면 신께서 내게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좌우명을 갖고 있다. 대중교통이 열악한 지방 인프라의 사정을 고려하여 모든 직원들이 오토바이를 구매할 수 있도록 장기로 지원하고 있으며 출퇴근용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장기 무이자로 지원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 실시와 건강보험 가입, 정기적으로 식료품 지원 및 직원 자녀들의 장학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만다나오 지역 농업조합에 물품 및 재정을 지원하고 서민다나오대학 농과대학 실험실 지원 및 OJT 교육과 원재료 공금망 구축 및 초등학교에 컴퓨터 및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 CSR 활동 중 마을 아이들과 함께 쉬고 있다.


▲ 필리핀 한국국제학교 입학식에서 장학금 수여를 하고 있다.


▲ 필리핀 한인무역협회 30주년 기념식 개회사를 하고 있는 천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