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수상자 - 대상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오스트리아)
세계 도전 23년, 진정성과 열정으로 문화와 인종을 뛰어넘다
박종범 회장(65)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영산그룹을 창업, 글로벌 경영을 펼친 지 올해로 23주년을 맞는다. 지정학적으로 ‘유럽의 중심’에서 기업을 일궜지만 그의 사업장은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 3개의 대륙에 걸쳐 무려 20개국 28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그의 성공 비결은 진정성을 바탕으로 신의를 생명처럼 중시한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자신이 약속한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고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과는 그 인연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다국적 기업의 회장이지만 누구를 만나더라도 소탈하고 겸손한 태도로 응대한다.
박종범 회장의 또 다른 특징은 열정이다. 창업 이후 매년 200일 이상 해외 출장을 다닌다. 그것도 수행비서 없이 혼자 다닌다. 그는 이렇게 얻은 폭넓은 정보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접하면 빠른 판단을 내리고 실행에 옮긴다.
박 회장의 경영 방식을 표현한다면 ‘세계 경영’과 ‘사회 경영’, ‘인간 경영’, ‘예술 경영’ 등을 구사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귀재’로 부를 수 있다. 이런 박 회장의 경 영스타일은 ‘한국인의 정신’을 대변한다고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영산그룹의 경영목표는 ‘유럽의 심장에 소재하지만 한국인의 정신으로 경영되며 전 세계로 진출, 활약할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을 표방한다.
그가 늘 강조하는 한국인의 정신은, 한민족의 탁월한 정체성과 우수성, 애국심 등이다. 이는 박 회장이 일생을 살아오면서 치열하게 추구해왔던 ‘한국인의 정신’과 ‘모두로부터 존경을 받는 회사’를 지향하는 경영 철학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즉, 그의 삶을 반추해본다면 창업 후 23년 동안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면서 한시도 잊지 않았던 ‘한국인의 정신’은, 철저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과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과 열정을 근거로 한 민족애였다. 이런 그의 생각은 모국과 고향에 대하여 남다른 애착과 자긍심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할 것이며 이 같은 기업 정신을 높이 평가받아 ‘2018 장보고한상 어워드’ 대상 수상자로 헌정됐다.
오스트리아 본사 사무실에 걸려있는 전 세계 사업장 전경
집무실에 비치된 각국 정상과의 기념사진
20개국 해외 네트워크 : 차량, 무역, 플랜트 3개 사업영역
대기업 법인장으로 오스트리아 진출 유럽과 인연
박종범 회장은 1957년 광주 남구 대촌동 구소마을에서 태어나 살레시오고, 조선대 경영학과를 거쳐 연세대 행정대학원(석사 과정)에 진학했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행정고시 준비에 매달렸으나 1차 시험은 2회나 합격했으나 최종합격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자 박 회장은 카투사 군 생활을 마치고 1984년 대성산업에 입사,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기아인터트레이드에 스카우트돼 1996년 비엔나 법인장을 맡으면서 오스트리아와 인연을 맺었다.
1997년 대한민국이 IMF 외환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에 처했고, 이듬해에 기아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에 흡수됐다. 본사에서 구조조정 차원에서 비엔나 법인을 폐쇄하고 서울로 복귀하라는 인사발령을 냈다. 그 순간 그는 현실에 안주할 것인지, 광야로 나갈 것인지를 놓고 오랫동안 고민했다. 한국으로 복귀한다고 해도 혹독한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고심 끝에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오스트리아에 남아야겠다고 결심, 창업의 길을 택했다. 특히 아내(송효숙)의 격려가 창업을 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그는 그동안 법인장으로서 누렸던 특권을 모두 버렸다. 집의 규모도 줄이고 자녀들도 학비가 비싼 국제학교에서 오스트리아 현지 학교로 전학했다. 창업 초기에는 뚜렷한 수입이 없었기 때문에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자린고비 전략을 택했다. 1999년 7월 16일에 자본금 1억 원으로 직원 1명을 둔 회사(영산 한델스)를 창업했다.
회사명을 짓는 데 꽤나 고심했다. 사실 영산으로 회사명을 지은 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그의 세례명 카르멜로(이스라엘 북쪽에 위치하며 구약의 엘리아 선지자가 활동했던 곳)와 연관, ‘성스러운 산’을 뜻하는 영산靈山에서 따왔다. 이 때문에 계열사의 이름 가운데 까르멜과 엘리아스 등은 모두 이 성스러운 산과 관련이 있다. 둘째, 고향을 흐르는 영산강을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는 뜻이 있다. 셋째, 김소월의 시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에 나오는 영산처럼 시와 예술이 함께하는 회사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슬로바키아 질리나 - 승용차량 반제품 생산 공장 <Carmel Auto>
슬로바키아 크라스노 - 차량 플라스틱 부품 사출 공장 <Elias Tech>
체코 오스트라바 - 승용차량 반제품 생산 공장 <Carmel Auto CZ>
개척 가능성 높은 동유럽으로 눈 돌려
창업 후 첫 번째로 한 일은 대기업 법인장의 배지를 떼고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일이었다. 동양인 출신의 새내기 기업인이 성숙하고 발전한 선진 유럽사회에서 뿌리 내리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 2~4시간밖에 자지 않고 휴일도 반납한 채 해외 출장을 다녔다. 비록 선진국이었던 유럽에서도 아웃사이더에 대한 텃세와 동양인을 업신여기는 태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했다.
그가 창업 후 가장 중시했던 가치는 신뢰였다. 왜냐하면 유럽에서는 한 번 믿으면 끝까지 신뢰하는 비즈니스 문화가 정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터득한 성공요인은 신뢰를 한 번 형성하면 인종과 문화를 초월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가 문화와 풍습, 인종이 다른 20개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인간적 신뢰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회적 시스템과 경제 구조가 안정된 서유럽을 공략하기보다는 동유럽의 틈새시장을 뚫어야겠다고 판단했다. 첫 번째 관심을 가졌던 지역은 동구권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였다. 주재원 시절부터 시장공략을 위한 마케팅을 벌였던 이들 국가에서는 국영 기업의 상당수가 민영화되고 있었다. 이 점만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비즈니스의 성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그의 판단은 예상대로 적중했다. 그 중 우크라이나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 이유는 1991년 소련연방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경우 쿠츠마 대통령이 2기 집권과 더불어 강력한 통화 안정 정책과 경제 개혁을 실시하면서 연 10%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우크라이나에서 짧게는 3주에서 길면 2달 정도까지 체류하면서 기존의 바이어들과 인맥을 새롭게 구축했다. 특별히 공을 들였던 업체는 우크르프롬 인베스트먼트였다. 초콜릿 공장을 세워 막대한 부를 일궜던 이 회사(우크르프롬)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페트로 프로셴코가 설립한 투자 회사다. 소련의 공산주의가 붕괴될 때 헐값으로 국영 자동차기업인 보그단, 수송 업체인 아우토엑스포, 선박 제조업체인 렌닌스카 쿠즈냐와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이 때문에 기아자동차 계열사의 법인장으로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이 회사에 자동차 부품을 거래할 의도였던 것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 1999년 창업 당시 영산한델스 사무실이 위치했던 비엔나 7구 Hermanngasse 7번지
거액 배상 약속 지키고 얻은 교훈 ‘신용’
첫 오더는 사탕 포장재 납품 건이었다. 우크르프롬의 자동차 구매 담당 실무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 예기치 않게 제과 구매 총괄 책임자와 연결되었다. 총괄 책임자는 그동안 터키에서 수입한 사탕 포장재에서 불량품이 나오는 등 문제가 많아 공급선을 한국으로 바꾸고 싶다며 박 회장에게 이 일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전혀 예상치 않았던 오더였다.
박 회장은 예전에 다녔던 회사 동료였던 A씨와 사탕 포장재 공급 관련 동업을 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오더를 받은 업무와 대금을 회수하는 업무를 맡고 A는 생산과 품질관리, 납기 및 선적업무를 맡기로 하고 수익금은 5대5로 배분하기로 했다. 2000년 1월 사탕 포장재를 수출하고 1년 동안은 성과가 아주 좋았다. 그러나 인쇄기를 1년 내내 쉴 새 없이 돌리다 보니, 인쇄기의 실린더 동판이 닳아서 인쇄된 글자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제품을 납품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결국, 박 회장은 바이어로부터 165만 달러에 이르는 클레임을 당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쇄 업체의 사장은 고의로 부도를 내고 잠적해버렸다. 창업 초기에 거액의 클레임을 물어내야 하는 상황은 회사의 존망과 직결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해법을 찾아야 했다.
그는 냉철하게 클레임의 원인을 분석했다. 원인은 동업자였던 A 씨의 심리적 불만 때문에 비롯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인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동업자인 A 씨 입장에서는 박 회장이 하는 일에 비해 수익의 절반이나 가져가는 것이 부당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자신은 매일 인쇄소에 출근한 뒤 품질 관리와 납기 문제 등을 챙겼는데도 불구하고 수입이 절반밖에 안 되는 게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업무에 점점 소홀해지기 시작했고, 심지어 박 회장과 아무 관계도 없는 자신의 동생에게 일을 맡겨서 클레임이 발생하게 했던 것이다.
박 회장은 잠적한 인쇄업자를 추적할 것인가, 아니면 깨끗이 포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할 것인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의 해법은 부도를 내고 잠적한 사장을 추적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여 손실을 만회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가 이때 뼈저리게 느꼈던 교훈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업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철칙이다.
창업 초기인 탓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박 회장은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 우크르프롬에 전액 배상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는 가장 어렵고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겸손한 자세로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는 불량품 가운데 괜찮은 상품을 골라내는 작업을 했고, 클레임 금액을 50만 달러로 낮추었고 채무를 2년 만에 모두 갚을 수 있었다. 이 클레임 사건을 통해 “박종범은 믿을 수 있는 파트너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박 회장을 신뢰한 우크르프롬은 2004년부터 한국의 자동차 부품과 배터리, 타이어, 케이스, 힐 등은 물론, 염화비닐수지PVC,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케미컬과 수지 제품 등 많은 물량을 우크라이나에 팔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특히 데코레이션 시트 공급 사업은 우크라이나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할 만큼 큰 규모였다. PVC 파이프 등도 다량으로 공급하였다. 우크르프롬은 2004년에 박 회장의 전문 분야인 자동차 사업을 제안하였고, 2005년부터 자동차무역금융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키에프 - 본격적인 CIS 공략을 위한 교두보 마련
우크라이나 키에프 - 2007년 당시 현지 사무직원 모습
‘불가능을 현실로’ 차량 KD사업…20개국 시장개척 돌파구
영산그룹이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든 결정적인 계기는 2007년에 자동차 산업의 한 축으로 부상하던 차량 KD Knock-Down 사업이다. KD사업은 완성차로 만들어진 자동차를 부품 단위로 모듈화한 뒤 포장하고 수송해 수입국에서 통관을 거친 뒤 다시 조립 생산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국가에서 숙련된 자동차 기술자를 육성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되었다. 예컨대 러시아의 KD사업으로 통관된 반제품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은 완성차 관세율(보통 34%)보다 20% 정도 낮은 14%를 적용하고 있다.
영산그룹이 KD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운이 좋았기도 했지만, 당시에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했던 절체절명의 사업이기도 했다. 만약 잘못되면 쪽박신세를 면치 못할 수도 있었다.
KD사업은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가 마케팅의 일환으로 구축한 사업 아이템이다. 2007년은 기아자동차가 유럽 자동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 구축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한 씨드ceed 차종을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등지로 반제품 수출 KD 상담을 진행하던 때였다. 당시 수주를 한 독일 업체는 이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망설였다. 이때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러시아의 한 조립 업체가 박 회장에게 이 프로젝트를 맡아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을 때 막연한 느낌으로 “하겠다”고 수락해버렸다. 그러나 실제 점검해보니 반제품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이 하나도 없었던 상황에서 무모하게 수주했던 것이다.
박 회장은 KD 사업에 진출하면서 4중고에 시달렸다.
첫째, 무역업에 치중했던 영산이 제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한 번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써보지 않았던 박 회장은 공장 건설비용은 물론, 인력 양성 등에 필요한 막대한 운영자금을 마련하느라 밤잠을 설쳤다.
둘째, KD 사업의 개념이 일반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지인을 선발하여, 기술 교육을 병행한다는 것은 너무 막막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사회주의 체제에 익숙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자동차 모듈화 기술을 전수하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그는 할 수없이 한국 내 KD 사업체에서 퇴직한 직원들 가운데 난이도가 높은 지게차 드라이버 및 엔진과 부품 모듈화 경험을 가진 직원 40명을 일시에 뽑아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 투입했다. 그의 전략은 숙련공과 현지인들이 손을 맞춰 필요한 기술을 익히도록 했던 것인데, 추가 비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들어갔다. 설상가상, 한국에서 데려온 40명에 대한 비자 신청이 진행되는 도중에 슬로바키아 경찰들이 불시에 공장에 들이닥쳐 불법 체류자 단속 활동을 벌이는 바람에 20명의 한국인 경력자가 추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자동차 작업 라인이 올 스톱되었던 적도 있다.
셋째, 무엇보다도 심각한 문제는 어떤 일이 있어도 40일 안에 공장 임대(매입) 및 건설, 장비 설치 등을 끝내고 차량을 조립해야했다. 절대적으로 공기工期가 부족했다. 사실 자동차 반제품 공장을 건설하려면 최소 6개월, 최대 1년 정도의 공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그러나 박 회장이 수주한 계약서에는 40일 안에 공장을 준공·가동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 박 회장은 곧바로 질리나에 있던 베어링 생산 공장(5만4천㎡)을 임차했다. 40일 동안, 방치된 공장 건물을 철거하고 월 2,000대를 작업하는 2개 라인을 신설해야만 했다. 문제는 슬로바키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한 탓에 환경과 안전에 대해 까다로운 EU 규정을 지켜가면서 KD 제조 공장을 40일 안에 짓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결정이었다. 예컨대 공장에 있던 나무 하나를 베어내더라도 모두 허가를 받아야만 했다. 완성차의 부품을 모듈화하여 분해한 것을 이동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지게차로 운반할 수 있지만, 슬로바키아에서는 별도의 사륜 운반용으로 옮겨야 한다는 조항을 지켜야 했다.
그는 공장을 짓는 직원과 KD 기술을 배우는 현지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틈만 나면 비엔나에서 3시간이나 걸리는 질리나까지 직접 차를 몰고 가서 ‘한국식 회식’을 베풀었다.
넷째, 공장 건설과 KD 사업에 필요한 자재 등을 모두 현금으로 구입해야 했기 때문에 막대한 운영비를 조달해야했다. 질리나의 자재 업체들은 언제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낯선 기업에 외상으로 자재를 납품했다가 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외상거래를 사절했다. 그는 이러한 온갖 악전고투를 이겨내고 납품 날짜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도록 독려했다. 모두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40일 안에 공장이 준공됐고 자동차도 조립됐다.
박 회장은 ‘질리나 프로젝트’를 두고 성경에 등장하는 ‘모세의 기적’과 같다고 회상했다. 영산그룹이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연산 10만 대의 자동차 KD 공장을 준공한 것은 기적이었다. 그는 반조립 자동차를 러시아까지 운송하는 물류 업체인 까르멜 로지스틱을 2007년 9월에 세웠다. 슬로바키아 질리나 까르멜 오토는 2018년에 6만여 대를 생산했는데, 이 중 90%를 러시아에 공급했다.
슬로바키아 질리나 - 반제품 작업 라인 절차 <Carmel Auto>
슬로바키아 질리나 - 반제품 작업 및 해포장 <Carmel Auto>
체코 오스트라바 - 승용차량 반제품 생산 공장 <Carmel Auto CZ>
체코 오스트라바 - 영산그룹 유럽본부 임직원들과 함께
몇 년 뒤 박 회장의 질리나 공장 준공을 눈여겨봤던 현대자동차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투싼을 반제품 자동차로 러시아에 공급하는 KD 사업을 제안한 것이다. 박 회장은 2016년 6월에 까르멜 체코 공장을 세웠다. 이곳에서 30km 떨어진 현대자동차 체코 공장에서 투싼 제품을 인수한 뒤 수백 가지 아이템으로 모듈화하여 트랙킹과 철도 수송으로 러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이밖에 KD 사업장은 터키 부르사에 설립된 영산 터키법인이 운영하고 있다. 이 법인은 현대자동차 16인승 H350(한국명 쏠라티)의 판넬류와 의장부품을 CKD 형태로 한국 및 베트남 등지에 공급하는 업무를 수행 중이다. 2016년부터 현대자동차가 위탁생산을 맡긴 터키 상용차 제조업체인 카르산에서 동 차량을 가져와 앰뷸런스와 같은 특장차로 개조하거나 A/S 및 튜닝 사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영산 터키법인은 현지 정부로부터 4개 종의 자동차 및 버스 제조 인증을 받아 수입사양별로 아프리카, 중남미, 서남아를 포함한 13개국에 3천여 대를 수출하기도 하였다. 2020년부터는 터키 현대자동차(HAOS)와 협력하여 연 15,000대 이상의 승용차량 모듈화 반제품을 카자흐스탄과 같은 동구 CIS 국가로 공급하고 있다.
터키 부르사 - H350(솔라티) 부품 포장 및 반제품 생산, 특장/개조 공장 <Youngsan TR>
터키 부르사 - 세계각지로 수출 대기중인 H350(솔라티) 미니버스 차량 <Youngsan TR>
터키 이즈밋 - 승용차량용 팔렛 제작 및 부품 포장 공장 <Youngsan TR>
혼돈 속 일궈낸 아프리카 말리 군용차 2,000대 납품
박 회장은 서아프리카에 속한 말리를 비롯하여 니제르와 모잠비크, 보츠와나, 코트디부아르 등 7개국 KD 차량 및 일반 완성차 무역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는 승용차, 상용차, 특수차량(군용차, 소방차)의 수입 및 대리점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투자한 국가는 말리였다. 영산그룹이 서아프리카에 속한 말리에 투자할 때만 하더라도 치안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데다 현지 파트너가 자동차 조립 공장을 세우자고 먼저 제안해왔다. 당시 아마두 투마니 투레 대통령도 영산그룹의 투자에 우호적이었다. 영산은 2011년 2월에 말리 자동차 조립 공장을 착공했다. 그러나 2012년 3월 22일 말리 북부 투아레그 부족과 아자와드 민족해방운동단체 그리고 이슬람 원리주의 집단인 안사르 디네 등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영산그룹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왜냐하면 정부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투레 대통령을 내쫓고 권력을 장악하면서 전임 대통령과 우호적이었던 영산그룹에 대해 견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영산이 70억 원을 투자하여 자동차 조립 공장을 건설함과 동시에 현지 파트너와의 딜러망을 구축하고 있던 상황에서 내전이 발생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과도정부는 영산의 공장을 강제로 인수한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영산그룹은 준공식 준비를 위해 파견됐던 직원들에게 공장을 폐쇄하고 설비 등의 모든 열쇠를 갖고 말리의 수도인 바마코로 피신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말리 공안 당국은 2013년 1월 17일에 영산그룹의 현지 법인장을 포함한 23명의 직원을 강제로 구금했다. 죄목은 “국가 비상사태 때 내려진 국가의 요구에 불응했다.”는 것이었다.
직원들은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 2개 호텔에 분산 투숙했었는데, 공안 당국의 감시로 일체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박 회장은 직원들이 감금당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그 결과, 프랑스대사를 지낸 오스트리아 출신 외교관을 찾아내서 말리 정부에 엄중히 항의해줄 것을 부탁했다.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외교적 압박이 통했다. 말리 과도정부는 영산 직원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말리 과도정부는 영산의 자동차 조립 공장의 가동을 승인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사막전에서 기동성이 뛰어난 한국 군용차를 영산이 조립·납품할 수 있도록 발주했다.
말리 과도정부의 집권으로 한치 앞을 볼 수 없었는데, 전화위복이 됐다. 이 과정에서 현지 파트너의 공로가 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박 회장의 사람 됨됨이를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박 회장은 말리 파트너의 아내가 암에 걸렸을 때 불문곡직하고 한국으로 데려와 서울아산병원에 입원시켰다. 특히 직원 1명을 배속해 1년 동안 헌신적으로 간병했다. 이러한 인간적 감동을 받은 말리 파트너가 한국 군용차를 납품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줬던 것이다. 영산그룹은 2015년에 말리 정부로부터 6,000만 달러 규모의 군용 트럭 500대 수주를 시작으로 이후 2,000여 대를 납품했다.
아프리카 말리의 비즈니스 파트너와 공급계약 체결식 장면
아프리카 말리, 모잠비크, 남아공, 보츠와나 - 일반 승용차부터 특수차량까지 전 세계 차량 무역 사업 전개
아프리카 모잠비크 - EDCF 대정부수출사업 (Youngsan MZ)
아프리카 남아공 - 상용 차량 조립검수 기술지원 (Youngsan SA)
영산그룹은 2018년부터 알제리의 현대자동차 대리점인 시마CIMA 모터의 SKD 공장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이외에도 알제리 CKD 공장에 대한 총괄 엔지니어링과 설비 공급을 턴키베이스로 수주했다. 이와 함께 인도에서도 SKD 공장을 설립하였고 아난타푸르에서는 자동차 생산 물류사업까지 전개하면서 서남아 시장과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에는 전주와 김해에 각각 화물차 및 승용차 반제품 생산 및 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6월 1일에 (주)피닉스오토 모티브스 법인을 영산 글로넷으로 변경한 영산그룹은 서울을 기점으로 전주에 화물차 및 군용차 모듈화·포장·개조 공장을, 김해에 승용차 반제품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전주 공장은 연간 7천 대의 화물차 및 군용차 물량을 처리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2019년 10월 완주군 테크노밸리 산업단지 8,000평을 매입, 전주2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공장은 아프리카 현지 맞춤형 트럭 기반 버스 제작을 포함하여 각종 특장 및 개조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 설립된 영산기술연구소는 KD사업 기술개발과 플랜트 건설, 엔지니어링을 주관하며 전주 1,2공장에서 생산중인 특수차량 개발과 친환경 연료차량 관련 기술 제휴,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알제리 티아렛 - 승용차량 조립공장
전주1공장 전경
전주2공장 전경
부산공장 전경
자동차 부품 ․ 플랜트 ․ 에너지 글로벌 경영 본격화
박 회장은 최근에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 회사를 잇달아 설립했다. 유럽 슬로바키아 크라스노에 플라스틱 사출부품 공장을 운영 중이며,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공장에서는 자동차 시트와 범퍼, 머플러 및 와이어하네스, 자동차용 범퍼 플라스틱 사출 제품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는 중ㆍ대물 플라스틱 사출부품을 비롯한 블로우몰딩 부품 등을 생산, 현지 자동차제조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기존의 영업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대대적인 투자를 통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018년 9월 21일에 파키스탄의 센추리 엔지니어링 주식회사와 타이어 공장 설비 공급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파키스탄 카라치 인근의 23만 평 부지에 승용차용 타이어를 연간 1백만 본 제조하는 공장을 금호타이어 와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건설하는 것이다. 특히 단계적인 공장 증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2027년까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2019년에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ASTANA그룹으로부터 현대자동차 CKD공장 건설프로젝트를 턴키베이스로 수주했다. 이는 아프리카 알제리에 이어 두 번째 수주한 것이다. 연산 4만대 현대자동차 조립생산능력을 갖춘 이 프로젝트는 자체 및 도장, 의장 공장을 엔지니어링하고 기계장비를 공급하여 생산운영까지 책임을 지는 사업이다.
이밖에 헝가리 코마롬시에 연간 생산량 7.5GWh 규모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1 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연산 9.87GWh규모의 제2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는 유틸리티 공사를 시공했다. 아울러 2021년 이반차 지역에 건설되는 30GWh 규모의 제3공장 유틸리티 공사도 수주하였다. 전기차가 주류를 이루면서 향후 배터리 생산업체들이 신공장 건설과 확장을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 새로운 사업거리가 많을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산업폐기물 처리 친환경 프로젝트는, 유럽연합 가입을 목표로 EU 스탠더드를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인 세르비아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사업이다. 2019년 3월 8일 세르비아 현지의 자회사인 엘리아스 에코(대표 박건영)는 세르비아 포자레바츠시와 산업 및 의료폐기물 처리 시설 구축을 위한 투자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세르비아 전역에 걸쳐 무방비로 방치된 폐기물과 불법 매립된 산업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영산은 3.5헥타르의 부지를 구매, 친환경 소각로를 건설 중이며 2024년 하반기부터 1백만톤 처리규모의 소각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생태계의 선순환에 기여함과 동시에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한 친환경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슬로바키아 크라스노 - 차량 플라스틱 부품 사출 공장 <Elias Tech>
카자흐스탄 알마티 - 차량 CKD공장 건설 프로젝트
카작흐스탄 알마티 - CKD 차량조립용 기계설비 공급 및 엔지니어링 사업
헝가리 코마롬(1,2공장) 및 이반차 (3공장) - 배터리 공장 전기공급 유틸리티 시공사업
세르비아 포자레바츠 - 산업 폐기물 처리 사업
그는 전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탄소배출 제로 운송수단의 개발 붐에 발맞추어 전기자동차 및 수송버스 개발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내 소형 전기차 제조업체와 기술협력을 통해 러시아 2인승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국산 수소버스의 주요 핵심부품과 샤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유럽 현지로 가져와서 현지 로컬파트너와 개발한 버스 내, 외관 부품을 조립한 수소버스를 제작하여 전 유럽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처럼 무역으로 시작했던 박 회장은 자동차 반제품 생산 및 조립 공장과 자동차 부품 공장에 이어 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전 세계에 14개의 공장을 세웠다. 이처럼 빠르게 제조업에 진출, 전 세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든지 진출할 업종에 대한 준비를 해놓은 뒤 기회가 오면 망설이지 않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과감하게 투자했던 방식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2019년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영산그룹은 글로벌 비즈니스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5개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뚜렷한 목표의식과 원대 한 비전을 담아 모든 임직원의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는 ‘영산그룹 VISION 2024’를 추진 중이다. 박 회장은 계열사 법인장들에게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항상 ‘시나리오 경영’을 체질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즉,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시나리오별로 선제적 대응 방안을 수립하여 미리 대비하고 위기가 오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하자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펜더믹으로 인해 세계 경기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신흥국 등은 정치와 경제의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시나리오 경영의 필요성을 각별히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영산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 사업을 적극 개발해야 하지만, 사전에 투자의 장·단점과 사업성, 예산 시나리오를 꼼꼼히 검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의 불굴의지와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한 도전의 결과, 창업 23년 만에 20개국 28개 네트워크를 거느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그룹으로 도약시켰던 것이다.
지정경학적 관점에서 미래 투자 올인
맹자는 “하늘이 주는 좋은 때는 지리의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의 이로움은 인화를 당해낼 수 없다天時不如地理 地理不如人和.”고 했다. 즉, 하늘의 때보다 지리의 힘이 중요함을 일깨우고 있다. 맹자가 말한 바로 그 ‘지리’가 오늘날 지정경학적地政經學的인 시각에서 설명될 수 있다. 박 회장의 글로벌 경영의 키워드는 지정경학적 관점에서 미래에 투자한다고 응축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제조업 투자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를 중심으로 동유럽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동, 아프리카, 인도, 서남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비행기로 3시간 이내면 이들 지역 어디에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비엔나에 정착했던 것은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이다.
첫째, KD 사업장은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와 현대자동차 체코, 러시아, 터키 공장의 주변에 포진되어 있다. 까르멜 오토 법인을 주축으로 기아의 씨드와 스포티지, 현대의 투산을 반제품으로 생산하여 러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에 일조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이 포함된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지를 겨냥하고 있다.
둘째, 박 회장은 영산그룹의 역량을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에 집중하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땅이지만, 러시아와는 멀리 떨어져 있으며,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둘러싸여 있는 러시아 역외 영토다. 러시아는 2005년 11월 28일 칼리닌그라드를 경제특구로 지정하여 내수용 외국산 자동차 조립 공장으로 집중개발하고 있다.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 차량용 조립부품 (시트, 머플러, 글라스 등) 생산공장 <Youngsan KLD>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 차량시트 & 폼패드 생산 공정 <Youngsan KLD>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 승상용차량 개조 및 특장 작업, 조립 검수 등 <Carmel Rus>
러시아 상트페터스부르크 - 차량 SKD CKD 생산 공장 <Gefest SP>
러시아 상트페터스 부르크 - 차량 플라스틱 부품 사출공장 <Gefest SP>
러시아 상트페터스 부르크 - 차량 플라스틱 부품 사출공장 <Gefest SP>
박 회장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칼리닌그라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쓰이는 부품과 자동차 조립용 기계설비 수입에 무관세 제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산의 칼리닌그라드 법인은 차량 시트 등 11개의 자동차 부품을 현지 국산화하여 납품할 예정이다. 이외도 그는 파트너사 Avtotor공장의 생산 효율성과 품질 제고를 위해 자동차 생산 공정별 전문가로 구성된 Supervisor팀을 파견, 공장을 수탁운영하고 있다. 또한 엔진과 타이어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을 조립라인까지 정확하게 전달하는 생산 및 조달물류사업에 진출했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수년전부터 자국산 자동차 개발과 자국산 부품 생산비율을 높이겠다는 시책과 파트너사의 요청에 적극 부응하여 칼리닌그라드 지역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2020년부터 현대종합상사와 합작으로 12만5천대 규모의 플라스틱 도장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 자동차 도장공장 건설 엔지니어링과 설비공급, 운영 기술지원 등 6천500만유로 규모의 프로젝트를 턴키베이스로 수주했다.
셋째, 박 회장이 주목한 미래 투자 지역은 아프리카 중에서도 서아프리카와 남동아프리카다. 서아프리카는 베냉, 부르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 말리, 니제르, 세네갈, 토고 등 15개국으로 구성된 서아프리카경제 및 통화연합UEMOA과 같이 단일통화 경제권으로 형성되어 있다. 박 회장이 니제르 명예영사를 맡은 것도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비록 가난하지만 향후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는 무비자 국가로 묶일 것이기 때문에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남동아프리카 지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보츠와나, 탄자니아 등지에서는 군용차 납품을 비롯하여 상용 자동차 조립 공장, FRP 플라스틱 전신주 공급, 남동발전과의 태양광 발전 사업 등을 모색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아프리카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현지 맞춤형 버스를 자체 개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즉, 아프리카 오지 등 비포장도로를 운행할 수 있도록 4륜 구동이 가능하며 국산 3.5톤 트럭 샤시에 버스용 차체를 개발, 새로운 개념의 버스를 생산한 것이다. 현지 파트너와 딜러, 업계 관계자의 상품성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여 제작된 이 버스의 이름은 수비라SUBIRA(인내, 견고, 참을성을 뜻하는 스와힐리어)로 출시, 시판하고 있다. 현재 3가지 모델로 샘플 차량을 제작, 니제르와 말리, 모잠비크에서 활발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 주한 니제르 명예영사관 개관식
전주2공장 및 기술연구소 전경
아프리카 험지 맞춤형 자체 개발 차량 <SUBIRA>
최우선의 경영 원칙 “먼저 베풀어라”
박 회장은 표시가 나지 않는 곳에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경영 원칙 가운데 하나는 먼저 베푸는 것이다. 슬로바키아 까르멜 오토의 권병석 법인장은 초기에 공장을 건설할 당시의 일화를 털어놓았다.
“당시 슬로바키아의 질리나 공장 설립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매일 전쟁을 치를 정도로 심각했었다.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데, 박 회장으로부터 건설중인 공장 주변에 있는 형편이 어려운 비영리 단체를 조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박 회장의 성격을 잘 아는 터라, 지체 없이 양로원과 장애인고아원 등 주변 지역의 불우단체에 대한 현황을 조사해 보고했다. 박 회장은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중 한곳인 장애인고아원을 방문하여 세탁기와 TV 등 가전제품을 기증하였다. 그곳 원장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물어보고, 장애인을 수송하는 승용차가 필요하다는 답변에는 즉시 차량을 사주기도 했다. 박 회장은 회사가 자금난으로 피가 마르는 상황에서, 도저히 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즉시 기부를 했다.”
슬로바키아 - 2008년 슬로박 인권위원회 대상 수상
슬로바키아 질리나 - 질리나 유소년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슬로바키아 질리나 - 양로원 위문 공연 행사
슬로바키아 질리나 - 카르멜 오토 창립 10주년 근속자 포상행사
슬로바키아 질리나 - 카르멜 오토 창립 10주년 근속자 포상행사
권 법인장은 “어떤 대가를 바라고 행한 일은 아니었으나, 이런 선행의 여파는 컸다. 카르멜 오토의 사회 활동은 점차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대관 업무나 인력 조달 부분에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현지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고 생산력이 증대되었다. 결과적으로 결근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직원들의 열정이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를 가져왔다.”고 털어놓았다.
박 회장은 “실제 어려운 곳에 기부를 하면 신기하게도 힘든 문제가 잘 해결됐던 사례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기술연구소를 비롯한 20개국 28개 계열사를 운영하며 약 3천 명의 직원과 수많은 협력 업체, 거래처를 두고 있지만, 항상 순수한 진정성을 가지고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그가 문화와 인종이 다른 국가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열정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임했기 때문이다. 즉, 오늘날의 영산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느 나라에서 누구를 만나든, 열정과 진정성을 갖고 임하면 어떤 시련이나 고난도 감동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비즈니스를 하면 기업의 생명력이 확장된다는 사실을 몸소 터득한 것이다.
문화예술에 경영을 접목시키다
박 회장의 글로벌 경영에는 문화예술을 경영에 접목시키는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 클래식음악의 고향인 비엔나에서 고품격 유럽의 문화와 한류문화를 교류시킬 필요성을 느껴서 만든 법인이 문화예술기획사 WCN(World Culture Network)이다. 기획사 설립에는 대표를 맡고 있는 아내 송효숙 씨의 역할이 컸다. 그녀는 20년 넘게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유명한 문화예술인과 가깝게 지내고 있었는데, 이들을 네트워킹할 필요성이 있다는 아이디어를 박 회장에게 제시했다. 박 회장은 2011년 WCN을 설립하여 문화예술에 경영을 접목하는 사회공헌 사업을 시작했다. 이 기획사의 설립 목적은 유럽에 사는 한인 동포들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문화예술의 품격을 높이며 한국과 유럽을 잇는 문화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영산그룹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방안으로 음악과 예술을 통해 친선을 도모하고 문화 교류 및 가교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WCN은 2009년부터 매년 유럽 10개국과 친선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2016년부터 한국에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2017년부터는 한국 가수들을 선발하여 베를린 오페라하우스의 무대에 서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가를 초청, 각종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하는 한편, 한국의 전통문화를 유럽 무대에 알리는 공연을 30여 차례 개최했다. 비엔나에서〈난타〉공연과 태권도 퍼포먼스〈탈〉공연, 그리고 점프, K-팝 댄스 공연 등 비언어적non-verval 공연과 Absolute Korea와 같은 한국영화 음악 상영회 등을 개최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 2013년 난타 초청 공연
러시아 모스크바 - 2018년 1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한국-러시아 친선음악회, 조수미 출연
대한민국 서울 - 2021년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WCN은 오스트리아를 비롯하여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체코, 루마니아, 핀란드, 터키, 러시아 등 12개국에서 문화예술을 통해 국가 간의 우정을 다지는 친선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때에 한국민요와 메들리, 가곡 등 한국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예술 공연 및 국제 행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2012년에는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수교 1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세계적인 소프라노인 조수미와 지휘자 금난새 등이 참여하는 한국·오스트리아 연주회가 비엔나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기획·후원하였다.
이와 함께 WCN은 유럽 정상급 오케스트라들과 한국 음악가들이 한 무대에서 협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력이 있는 젊은 음악가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7년부터 이탈리아 부조니 페스티벌과 함께 한국인 피아니스트 페스티벌을 열어오고 있는데 여기에는 백건우, 손열음 등 5명이 출연하여 이탈리아에 한국 음악가의 우수성을 보여주었다. 대표적인 젊은 음악가 발굴 사업은 빈 국립음대의 오토 에델만 콩쿠르에 WCN상을 제정하여 매년 후원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WCN과 빈 국립 음대가 공동으로 진행 중인 비엔나 국제가곡콩쿠르 ‘국제 헬무트 도이치 리트 콩쿠르’를 개최·후원하고 있다. 이 콩쿠르는 세계적인 피아노 연주자이며 평생 리트(Das Lied, 19세기에 태동한 서양 고전음악으로 시와 음악이 결합한 독일 가곡)의 발전에 기여해 온 헬무트 도이치 교수의 이름을 붙였으며, 비엔나 및 오스트리아 리트 가곡의 폭넓은 보급·발전에 기여하는 젊은 음악가를 선발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18년 9월 쇤부른궁에서 개최된 이 콩쿠르에 전 세계 16개국 43명의 지원자들이 도전한 결과, 리트 및 피아노 부문의 수상자 6명은 많은 상금을 받았다. 2019년 11월에는 180년 전통을 이어오며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한국투어를 단독으로 유치했다. 그해 11월 1,2일에 걸쳐 서울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505석이 매진된 가운데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이 진행됐다. 3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1,618석이 매진된 가운데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이로써 비엔나필하모니의 한국 투어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WCN은 문화예술기획사로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대한민국 서울 - 2019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프레스 설명회에서
대한민국 서울 - 빈필하모닉 리셉션에서 반기문 총장 내외, 지휘자 크리스티안 텔레만과 함께
오스트리아 비엔나 -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에서 난민돕기 자선음악회
2009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진행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는 WCN이 비엔나에서 음악 전공하는 한국 유학생들과 함께 오스트리아의 고아원과 양로원을 방문, 재능을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음악을 배우기 위해 비엔나로 유학 온 학생들만 해도 700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 이들 유학생들로 하여금 소외된 이웃과 오스트리아 현지인들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주는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매년 난민돕기 자선음악회를 개최하여 모금 활동을 하여 오스트리아 최대 자선단체인 Karitas & Du에 기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18년부터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5개국에 ‘평화의 샘물’ 개수로 설치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2019년 4월에는 모잠비크 마푸토에서 ‘평화의 샘물’과 ‘희망의 샘물’ 로 이름 지어진 2개의 어린이 식수공급 개수식 행사를 가졌다.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은 지난해 8월 말라위를 비롯하여 탄자니아, 짐바브웨, 잠비아, 남아공 등지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WCN의 운영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아직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WCN의 운영비는 박 회장이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기업 경영의 으뜸 목적은 이윤 추구이지만, 돈을 벌 때도 열심히 벌어야 하고 돈을 쓸 때도 멋지게 써야만 생명력이 오래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한인문화회관 건립 등 유럽 한인사회발전 기여
사업에만 집중하던 박 회장은 2006년부터 유럽 한인의 정체성 함양을 위해 각종 체육대회와 행사를 후원했다. 특히 한인연합회 가곡의 밤과 신년 음악회, 여성합창단 등의 행사에 꾸준히 기부하였다. 예컨대 2022년 15회째를 맞이한 오스트리아 영산배 테니스대회를 비롯하여, 골프, 탁구, 축구, 농구 등 10년 이상 후원한 한인 체육회 모임들은 그 대표적인 예다.
회사 경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던 2011년에는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의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이때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가 한인문화회관의 설립이었다.
2008년 6월부터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한인문화회관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전미자)와 오스트리아한인회(회장 박종범)가 협력하여 한인문화회관의 건립에 착수하였다.
이들 단체는 ‘한인문화회관’이 들어설 부지를 물색하던 중 생태공원으로 유명한 도나우파크 내의 한 건물을 찾아냈다. 박종범 회장은 오스트리아 정부와 대한민국 정부의 협조를 얻어 1년에 1유로씩을 내기로 하고 비엔나시 정부로부터 50년간 장기 임차를 했다.
건축비용은 220만 유로(한화 30억)였다. 건축사 승효상 씨가 재능기부의 형태로 리모델링 설계를 해주었고 한인문화회관의 건축비용의 대부분은 박 회장의 몫이었다. 박 회장의 열정이 있었기에 번듯한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이 세워질 수 있었다.
2012년 5월에 정식 개관한 한인문화회관에는 영산홀과 비엔나 한글학교 교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학생 200명이 사용하고 있다. 2019년 5월 28일 제 2대 관장에 송효숙 대표가 취임하여 대관사업과 관리부분의 내실을 다졌고 문화공연과 같은 외부 행사를 적극 유치했다. 특히 2022년 5월 3일은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개관 10주년' 행사를 열어 국내외 귀빈을 초청하였으며, '한인문화회관 10년의 발자취' 책자 발간과 '한국 시인의 정원' 개관식 행사를 거행하였다. 2023년 개관 11주년의 경우, 2023 한국문화주간을 개최하여 나흘간 출판기념회, 가야금 연주와 전통폐백의례, 한국영화제, K-POP 퍼포먼스 등 8개 공연과 2개의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한오 문화교류 행사에 적극 힘썼다.
한편 오스트리아 연방정부는 2013년에 박 회장에게 ‘금성문화훈장’을, 대한민국 정부는 박 회장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각각 수여했는데 이는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을 적극적으로 후원한 것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2014년 5월 16일에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황실 ‘평화증진협회’가 박 회장에게 ‘평화의 불꽃상Flame of Peace’을 수여했다. 같은 해 광주MBC는 ‘광주전남 희망인물 100인’에 선정했으며, 2015년에는 조선대학교 총동문회에서 ‘자랑스런 조선대인상’을 수여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 2019년 영산배 골프 대회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조감도
2012년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개관식 - 오스트리아 8대 대통령 Heinz Fischer님에게 청자 기증
2012년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개관식
2022년 한인문화회관 개관10주년 기념식 및 <한국 시인의 정원> 개관식
2023년 개관 11주년 기념 <2023 한국문화주간> 개회식 및 출판기념회 당시
2013년 대한민국 정부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2013년 오스트리아 정부 <금장 훈장> 수훈
2014년 합스부르크 황실 평화증진협회 <평화의 불꽃상> 수훈
박 회장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의 회장(연임) 직과 13·14대 유럽한인총연합회장 직을 동시에 맡았다. 당시 유럽한인연합회는 둘로 나눠져 대립과 갈등을 하고 있었다. 박 회장은 2011년 6월 세계한인회장대회 당시 양측의 대표자들을 설득하여 양분된 유럽한인연합회를 하나로 만들었고 2011년 11월 유럽총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하여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한인단체장을 맡으면서 유럽 한인사회를 통합하고 한국인의 자긍심을 후손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첫째, 유럽의 한인 차세대들에게 한국인의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한국어 웅변대회와 글짓기대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들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하여 2010년부터 오스트리아 차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프로젝트였다. 그는 유럽한인연합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오스트리아(2011), 체코(2012), 폴란드(2013), 불가리아(2015), 그리스(2016), 루마니아(2017), 폴란드(2018), 스페인(2019) 등에서 한국어 웅변대회 및 글짓기대회를 개최했다. 그는 유럽 차세대 후손들이 모국어를 잊어버리면 한국인의 정신을 계승할 수 없다고 봤다. 이 대회에는 청소년 150명과 학부모 100명(유럽 27개국 35개 한인회)이 참가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유럽 한인의 기성 세대들은 자녀들이 한국말로 웅변하는 것을 보고 자긍심을 느껴 감격의 눈물을 흘렀다고 한다. 이처럼 1박 2일의 행사 기간에 소요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박 회장이 해결했다.
둘째, 박 회장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유럽 한인 청소년들이 한국을 ‘영원한 조국’으로 인식하고, 정체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0박 11일 동안 전국을 순례하는 국토대장정을 실시했다.
셋째, 2012년 9월에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백주년 및 오스트리아 한인들의 이주 50주년을 맞이하여 《오스트리아 속의 한국인》(리더스가이드)을 한글과 독일어로 출간하였다. 더 나아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24가지 조리법을 담은 한식 요리책인 《한식Koreanische Küche/Metatran Verlag》을 한국어와 독일어를 병기해 각각 출판했다. 특히 《한식》은 유럽 여타 지역에서도 주문이 쇄도해, 러시아·스페인·체코·슬로바키아·루마니아·프랑스·이탈리아·불가리아 등 13개국에 8개 언어로 번역·배포되었다. 이러한 일은 대한민국의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었지만, 박 회장은 한민족의 위대함을 전파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밖에 오스트리아한인회는 계간지인 〈한인회지〉를 발간하였다.
2012년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00주년 기념 행사 <TAL> 태권도 시범단 초청공연 및 <비빔밥 퍼포먼스>
2013년 세계한인회장대회 당시
2013년 오스트리아 적십자에 수재의연금, 2015년 사마리아 연합에 네팔 대지진 구호활동 후원금 전달
넷째, 유럽에서 활동한 한국의 위인과 한국에서 활동한 유럽의 주요한 인물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고 이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사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그는 1960년대 초반, 천형의 섬이라 불린 소록도에서 40년이 넘도록 한센인을 위하여 무보수로 간호 및 재활 치료, 보육 및 환경 개선 등의 봉사를 실천한 마리안느와 마가렛(오스트리아 태생) 두 분의 간호사에 대한 생애와 활동에 주목했다. 그들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돕기 위하여 추진위원회가 설립되었고, 박 회장은 추천위원으로서 두 분의 일대기를 독일어로 번역하여 오스트리아 및 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에 전파하였다.
또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고 독립운동의 참뜻을 기리기 위하여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정상천 저) 한국어판 출판기념회를 2019년 6월 7일 비엔나에 있는 한인문화회관 영산홀에서 개최하였다. 소위 유럽의 이승만으로 평가되는 서영해 선생은 폭넓은 외교와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한국의 독립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여론을 이끌어내는 데 크게 공헌한 인물이다.
이외에 유럽한인회총연합회의 차원에서 한국문화축제와 한인 차세 대 체육대회, K-pop 경연대회 등 각종 문화·체육 행사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또한 고향인 광주 지역의 대학생들에게 인턴 기회를 제공해 일찍부터 국제무대에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한 박 회장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오스트리아 국가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하여 오스트리아 한인동포응원단을 조직하여 두 달 동안 평창에 파견하였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내내 총 3,000여 명이 40개 알파인 종목에서 오스트리아를 응원했으며, 오스트리아 국영 방송인 ORF에서 이 모습을 대대적으로 방영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100여 명의 우크라이나 국가 대표 선수를 위한 특별 만찬 행사를 포함하여 한-오 VIP 300명이 참석한 오스트리아 갈라디너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이와 더불어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는 오스트리아 및 스위스, 독일 선수 등을 비롯한 국내외 귀빈 500명을 초청해 환영 만찬 행사를 가졌다. 그는 사업의 기반이 되고 있는 오스트리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가 대표 및 귀빈들을 초청, 환영 만찬을 베푸는 것이 기업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 회장은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2013)과 세계한상대회 대회장 (2014), 2016~2021 민주 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 (유럽·중동·아프리카·러시아·중앙아시아 지역회의 17,18,19기)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상 리딩CEO(2013~), 주한니제르 명예영사(2016~), 세계한인무역협회 World-Okta 제22대 회장 (2023~)을 맡고 있다.
그는 2019년 2월 18일부터 21일까지 러시아 사할린에서 유럽 평통 지도자 100명과 더불어 사할린 한인동포 500여 명을 초청하여 3.1운동 100주년 기념 평화통일 페스티벌을 개최하였다. 이와 동일한 행사를 한인 동포 200여 명을 초청하여 3월 2일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에서 개최하면서 유럽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선생의 후손인 수지와 스테파니, 재미 독립운동가 김형순 선생 및 김덕세 여사의 후손인 김운하 장로 내외를 초청해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서영해 선생의 후손 수지 여사의 경우 2023년 5월 한인문화회관 개관 11주년 기념 2023 한국문화주간 행사에 맞춰 조부에 대한 회고록을 담은 'Die Welt vor Suzie Wong' 독일어판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였다. 기업인 박 회장이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을 챙기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숭고한 독립 정신은 지속적으로 계승되어야 하고, 한국인의 자긍심이 후손들에게도 면면이 이어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2019년 9월 박 회장은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에서 안중근의사숭모회 유럽본부 출범식과 유럽 16개국 지회장 임명식을 개최했다. 이는 한인동포와 현지인을 대상으로 안중근 의사의 애국정신과 동양평화사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유럽본부는 매년 안중근 의사 서거일과 의거일에 맞춰 추모행사와 임원 워크숍, 온-오프라인을 통한 유럽차세대 한글백일장과 학술강연 및 포럼 등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그는 러시아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이며 상해임시정부 수립에도 공로가 큰 최재형 선생의 생애를 주목했다. 그는 2020년 9월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순국 100주년을 앞두고 그의 후손이 불의의 사고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거액의 기부금을 기탁했다. 이러한 공로로 영산그룹이 제1회 ‘최재형 상’ 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3년 10월 26일 박 회장은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제 22대 회장으로 당선되었다. 월드옥타는 1981년 ‘한국 상품 구매와 수출 활성화로 대한민국 경제성장에 이바지한다’는 목표 아래 재외동포 무역인이 모여 결성한 단체로 해외 67개국에 146개 지회가 있다. 정회원 수 7000여 명에 차세대 경제인 회원 수는 2만8000명을 웃도는 재외동포 최대 경제단체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 네트워킹, 취업 등을 주로 지원한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월드옥타 소속 한인 경제인들은 ‘해외 금 모으기 운동’을 적극 전개했고, 2020년 코로나19 확산 때는 대구·경북 의료진에 마스크 20만 개를 기부했다. 2021년 ‘요소수 부족 사태’ 때는 회원들이 활동하는 주요국에서 2년 치 요소수를 확보해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교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1월 1일 신임 회장 취임식을 간소하게 치렀던 박 회장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코로나19 이후 지구온난화에 이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다툼도 심화하는 등 수출로 성장해온 한국 경제가 이처럼 큰 도전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 며 엄중한 시기,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울수록 월드옥타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 강조하였다. 그 동안 자신이 사업 경영을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하고, 병행해 왔던 동포사랑, 나라사랑의 경험을 합쳐서 동포와 조국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며 옥타의 수장이 된 포부를 밝혔다.
말한 대로 이뤄지는 ‘아브카 카다브라’ 주문 암송
그는 매일매일 거울 앞에서 ‘빌 게이츠’가 되새긴 주문呪文을 외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난 할 수 있어.”
“자신의 희망을 매일 아침 입버릇처럼 주문하세요. 그러면 그 희망은 이뤄집니다.
‘정신’의 힘은 강합니다. 하지만 ‘말’의 힘은 더욱 강합니다.”
또한 박 회장은 히브리 랍비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말한 대로 이뤄 진다’는 뜻의 ‘아브라 카다브라’Avra Cadavra를 되새기면서 하루를 맞이한 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마디로 간절히 구하면 그대로(말=기도) 이루어진 다는 것이다. 이처럼 박 회장이 간절히 구했을 때, 현실에서 이루어졌던 사례가 수없이 많다고 한다. 그는 말이 잠재의식을 자극한다고 믿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말이 씨가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말은 생각이 밖으로 드러나는 형태이자 자기 삶을 규정짓는 씨앗이라고 보는 것이다. 박 회장이 인간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이 자율신경계에 자동으로 입력돼 그대로 실현 가능성을 높여 준다고 생각한다. 언어의 창조성에 대한 믿음인 것이다. 그래서 ‘아브라 카다브라’ 주문을 좋아한다.
박 회장은 사람이 내뱉는 모든 말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고유한 에너 지가 담겨 있다고 믿고 있다. 박 회장이 늘 자신감 넘치게 일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자기 암시를 통해 마인드 컨트롤을 한 덕분이었다. 그가 어떤 상황에서도 바이어와 인간관계를 잘 맺어 오더를 잘 따오고 제품도 잘 판매하는 등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항상 ‘경청하는 낮은 자세’로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을 대하고 베풀면서 모두가 더불어 살며 함께 나누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박 회장의 ‘경청과 믿음의 철학’은 특히 경영 활동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계열사 법인장들에게 과감하게 책임과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여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한다. 이 때문에 리스크보다 좋은 기회가 사라지는 것을 더 싫어한다. 설령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경우라도 중간에 보완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에 주어진 기회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번 직원을 믿으면 끝까지 신뢰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가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까르멜 오토를 설립할 때 입사한 대학생 신분의 현지인을 회사의 핵심 보직인 인사총무팀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이 혜택을 입은 현지인은 다니엘라 과장이다. 그녀는 미래에 꼭 닮고 싶은 롤 모델로 박종범 회장을 꼽는다. 2년 전 그녀는 자신의 결혼식 때 작고한 부친과 친척을 대신해 박 회장과 함께 신부 입장을 할 정도로 존경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가 기아인터트레이드 법인장일 때 비즈니스 관계를 맺었던 우크라이나 페트로 포로셴코 로센 그룹 회장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에도 그를 국빈 대우하고 있는데 이 역시 그만큼 신뢰감을 줬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신뢰하고 그의 말을 경청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인맥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익으로 관계가 맺어졌을 경우 이로움이 다하면 헤어진다는 것을 상식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박 회장의 인간관계의 기본은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마음으로 사귀어야 오래가고 멀리 간다는 점이며, 이를 믿고 계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2013년 문화기획사 WCN 주최 제1차 K-POP International Dance Festival Vienna
2013년 재외동포 차세대 대상 국토대장정 행사
2015년 제 4회 유럽한인 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한국-오스트리아 응원단 단체촬영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오스트리아 갈라디너> 행사
2018년 탄자니아 평화의 샘물, 2019년 모잠비크 희망의 샘물, 희망의 쉼터 기증식 행사
2019년 전라북도 글로벌 혁신역량강화 초청강연
2019년 안중근의사숭모회 유럽본부 출범식 행사
2019년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선생 출판기념회 개최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2023년 10월 26일 제27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 옥타 회장에 당선된 직후
2023년 11월 1일 세계한인무역협회 제 22대 회장 취임식
2018수상자 - 대상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오스트리아)
세계 도전 23년, 진정성과 열정으로 문화와 인종을 뛰어넘다
박종범 회장(65)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영산그룹을 창업, 글로벌 경영을 펼친 지 올해로 23주년을 맞는다. 지정학적으로 ‘유럽의 중심’에서 기업을 일궜지만 그의 사업장은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 3개의 대륙에 걸쳐 무려 20개국 28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그의 성공 비결은 진정성을 바탕으로 신의를 생명처럼 중시한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자신이 약속한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고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과는 그 인연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다국적 기업의 회장이지만 누구를 만나더라도 소탈하고 겸손한 태도로 응대한다.
박종범 회장의 또 다른 특징은 열정이다. 창업 이후 매년 200일 이상 해외 출장을 다닌다. 그것도 수행비서 없이 혼자 다닌다. 그는 이렇게 얻은 폭넓은 정보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접하면 빠른 판단을 내리고 실행에 옮긴다.
박 회장의 경영 방식을 표현한다면 ‘세계 경영’과 ‘사회 경영’, ‘인간 경영’, ‘예술 경영’ 등을 구사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귀재’로 부를 수 있다. 이런 박 회장의 경 영스타일은 ‘한국인의 정신’을 대변한다고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영산그룹의 경영목표는 ‘유럽의 심장에 소재하지만 한국인의 정신으로 경영되며 전 세계로 진출, 활약할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을 표방한다.
그가 늘 강조하는 한국인의 정신은, 한민족의 탁월한 정체성과 우수성, 애국심 등이다. 이는 박 회장이 일생을 살아오면서 치열하게 추구해왔던 ‘한국인의 정신’과 ‘모두로부터 존경을 받는 회사’를 지향하는 경영 철학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즉, 그의 삶을 반추해본다면 창업 후 23년 동안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면서 한시도 잊지 않았던 ‘한국인의 정신’은, 철저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과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과 열정을 근거로 한 민족애였다. 이런 그의 생각은 모국과 고향에 대하여 남다른 애착과 자긍심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할 것이며 이 같은 기업 정신을 높이 평가받아 ‘2018 장보고한상 어워드’ 대상 수상자로 헌정됐다.
오스트리아 본사 사무실에 걸려있는 전 세계 사업장 전경
집무실에 비치된 각국 정상과의 기념사진
20개국 해외 네트워크 : 차량, 무역, 플랜트 3개 사업영역
대기업 법인장으로 오스트리아 진출 유럽과 인연
박종범 회장은 1957년 광주 남구 대촌동 구소마을에서 태어나 살레시오고, 조선대 경영학과를 거쳐 연세대 행정대학원(석사 과정)에 진학했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행정고시 준비에 매달렸으나 1차 시험은 2회나 합격했으나 최종합격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자 박 회장은 카투사 군 생활을 마치고 1984년 대성산업에 입사,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기아인터트레이드에 스카우트돼 1996년 비엔나 법인장을 맡으면서 오스트리아와 인연을 맺었다.
1997년 대한민국이 IMF 외환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에 처했고, 이듬해에 기아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에 흡수됐다. 본사에서 구조조정 차원에서 비엔나 법인을 폐쇄하고 서울로 복귀하라는 인사발령을 냈다. 그 순간 그는 현실에 안주할 것인지, 광야로 나갈 것인지를 놓고 오랫동안 고민했다. 한국으로 복귀한다고 해도 혹독한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고심 끝에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오스트리아에 남아야겠다고 결심, 창업의 길을 택했다. 특히 아내(송효숙)의 격려가 창업을 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그는 그동안 법인장으로서 누렸던 특권을 모두 버렸다. 집의 규모도 줄이고 자녀들도 학비가 비싼 국제학교에서 오스트리아 현지 학교로 전학했다. 창업 초기에는 뚜렷한 수입이 없었기 때문에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자린고비 전략을 택했다. 1999년 7월 16일에 자본금 1억 원으로 직원 1명을 둔 회사(영산 한델스)를 창업했다.
회사명을 짓는 데 꽤나 고심했다. 사실 영산으로 회사명을 지은 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그의 세례명 카르멜로(이스라엘 북쪽에 위치하며 구약의 엘리아 선지자가 활동했던 곳)와 연관, ‘성스러운 산’을 뜻하는 영산靈山에서 따왔다. 이 때문에 계열사의 이름 가운데 까르멜과 엘리아스 등은 모두 이 성스러운 산과 관련이 있다. 둘째, 고향을 흐르는 영산강을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는 뜻이 있다. 셋째, 김소월의 시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에 나오는 영산처럼 시와 예술이 함께하는 회사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슬로바키아 질리나 - 승용차량 반제품 생산 공장 <Carmel Auto>
슬로바키아 크라스노 - 차량 플라스틱 부품 사출 공장 <Elias Tech>
체코 오스트라바 - 승용차량 반제품 생산 공장 <Carmel Auto CZ>
개척 가능성 높은 동유럽으로 눈 돌려
창업 후 첫 번째로 한 일은 대기업 법인장의 배지를 떼고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일이었다. 동양인 출신의 새내기 기업인이 성숙하고 발전한 선진 유럽사회에서 뿌리 내리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 2~4시간밖에 자지 않고 휴일도 반납한 채 해외 출장을 다녔다. 비록 선진국이었던 유럽에서도 아웃사이더에 대한 텃세와 동양인을 업신여기는 태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했다.
그가 창업 후 가장 중시했던 가치는 신뢰였다. 왜냐하면 유럽에서는 한 번 믿으면 끝까지 신뢰하는 비즈니스 문화가 정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터득한 성공요인은 신뢰를 한 번 형성하면 인종과 문화를 초월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가 문화와 풍습, 인종이 다른 20개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인간적 신뢰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회적 시스템과 경제 구조가 안정된 서유럽을 공략하기보다는 동유럽의 틈새시장을 뚫어야겠다고 판단했다. 첫 번째 관심을 가졌던 지역은 동구권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였다. 주재원 시절부터 시장공략을 위한 마케팅을 벌였던 이들 국가에서는 국영 기업의 상당수가 민영화되고 있었다. 이 점만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비즈니스의 성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그의 판단은 예상대로 적중했다. 그 중 우크라이나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 이유는 1991년 소련연방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경우 쿠츠마 대통령이 2기 집권과 더불어 강력한 통화 안정 정책과 경제 개혁을 실시하면서 연 10%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우크라이나에서 짧게는 3주에서 길면 2달 정도까지 체류하면서 기존의 바이어들과 인맥을 새롭게 구축했다. 특별히 공을 들였던 업체는 우크르프롬 인베스트먼트였다. 초콜릿 공장을 세워 막대한 부를 일궜던 이 회사(우크르프롬)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페트로 프로셴코가 설립한 투자 회사다. 소련의 공산주의가 붕괴될 때 헐값으로 국영 자동차기업인 보그단, 수송 업체인 아우토엑스포, 선박 제조업체인 렌닌스카 쿠즈냐와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이 때문에 기아자동차 계열사의 법인장으로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이 회사에 자동차 부품을 거래할 의도였던 것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 1999년 창업 당시 영산한델스 사무실이 위치했던 비엔나 7구 Hermanngasse 7번지
거액 배상 약속 지키고 얻은 교훈 ‘신용’
첫 오더는 사탕 포장재 납품 건이었다. 우크르프롬의 자동차 구매 담당 실무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 예기치 않게 제과 구매 총괄 책임자와 연결되었다. 총괄 책임자는 그동안 터키에서 수입한 사탕 포장재에서 불량품이 나오는 등 문제가 많아 공급선을 한국으로 바꾸고 싶다며 박 회장에게 이 일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전혀 예상치 않았던 오더였다.
박 회장은 예전에 다녔던 회사 동료였던 A씨와 사탕 포장재 공급 관련 동업을 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오더를 받은 업무와 대금을 회수하는 업무를 맡고 A는 생산과 품질관리, 납기 및 선적업무를 맡기로 하고 수익금은 5대5로 배분하기로 했다. 2000년 1월 사탕 포장재를 수출하고 1년 동안은 성과가 아주 좋았다. 그러나 인쇄기를 1년 내내 쉴 새 없이 돌리다 보니, 인쇄기의 실린더 동판이 닳아서 인쇄된 글자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제품을 납품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결국, 박 회장은 바이어로부터 165만 달러에 이르는 클레임을 당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쇄 업체의 사장은 고의로 부도를 내고 잠적해버렸다. 창업 초기에 거액의 클레임을 물어내야 하는 상황은 회사의 존망과 직결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해법을 찾아야 했다.
그는 냉철하게 클레임의 원인을 분석했다. 원인은 동업자였던 A 씨의 심리적 불만 때문에 비롯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인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동업자인 A 씨 입장에서는 박 회장이 하는 일에 비해 수익의 절반이나 가져가는 것이 부당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자신은 매일 인쇄소에 출근한 뒤 품질 관리와 납기 문제 등을 챙겼는데도 불구하고 수입이 절반밖에 안 되는 게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업무에 점점 소홀해지기 시작했고, 심지어 박 회장과 아무 관계도 없는 자신의 동생에게 일을 맡겨서 클레임이 발생하게 했던 것이다.
박 회장은 잠적한 인쇄업자를 추적할 것인가, 아니면 깨끗이 포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할 것인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의 해법은 부도를 내고 잠적한 사장을 추적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여 손실을 만회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가 이때 뼈저리게 느꼈던 교훈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업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철칙이다.
창업 초기인 탓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박 회장은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 우크르프롬에 전액 배상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는 가장 어렵고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겸손한 자세로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는 불량품 가운데 괜찮은 상품을 골라내는 작업을 했고, 클레임 금액을 50만 달러로 낮추었고 채무를 2년 만에 모두 갚을 수 있었다. 이 클레임 사건을 통해 “박종범은 믿을 수 있는 파트너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박 회장을 신뢰한 우크르프롬은 2004년부터 한국의 자동차 부품과 배터리, 타이어, 케이스, 힐 등은 물론, 염화비닐수지PVC,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케미컬과 수지 제품 등 많은 물량을 우크라이나에 팔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특히 데코레이션 시트 공급 사업은 우크라이나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할 만큼 큰 규모였다. PVC 파이프 등도 다량으로 공급하였다. 우크르프롬은 2004년에 박 회장의 전문 분야인 자동차 사업을 제안하였고, 2005년부터 자동차무역금융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키에프 - 본격적인 CIS 공략을 위한 교두보 마련
우크라이나 키에프 - 2007년 당시 현지 사무직원 모습
‘불가능을 현실로’ 차량 KD사업…20개국 시장개척 돌파구
영산그룹이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든 결정적인 계기는 2007년에 자동차 산업의 한 축으로 부상하던 차량 KD Knock-Down 사업이다. KD사업은 완성차로 만들어진 자동차를 부품 단위로 모듈화한 뒤 포장하고 수송해 수입국에서 통관을 거친 뒤 다시 조립 생산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국가에서 숙련된 자동차 기술자를 육성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되었다. 예컨대 러시아의 KD사업으로 통관된 반제품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은 완성차 관세율(보통 34%)보다 20% 정도 낮은 14%를 적용하고 있다.
영산그룹이 KD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운이 좋았기도 했지만, 당시에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했던 절체절명의 사업이기도 했다. 만약 잘못되면 쪽박신세를 면치 못할 수도 있었다.
KD사업은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가 마케팅의 일환으로 구축한 사업 아이템이다. 2007년은 기아자동차가 유럽 자동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 구축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한 씨드ceed 차종을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등지로 반제품 수출 KD 상담을 진행하던 때였다. 당시 수주를 한 독일 업체는 이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망설였다. 이때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러시아의 한 조립 업체가 박 회장에게 이 프로젝트를 맡아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을 때 막연한 느낌으로 “하겠다”고 수락해버렸다. 그러나 실제 점검해보니 반제품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이 하나도 없었던 상황에서 무모하게 수주했던 것이다.
박 회장은 KD 사업에 진출하면서 4중고에 시달렸다.
첫째, 무역업에 치중했던 영산이 제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한 번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써보지 않았던 박 회장은 공장 건설비용은 물론, 인력 양성 등에 필요한 막대한 운영자금을 마련하느라 밤잠을 설쳤다.
둘째, KD 사업의 개념이 일반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지인을 선발하여, 기술 교육을 병행한다는 것은 너무 막막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사회주의 체제에 익숙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자동차 모듈화 기술을 전수하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그는 할 수없이 한국 내 KD 사업체에서 퇴직한 직원들 가운데 난이도가 높은 지게차 드라이버 및 엔진과 부품 모듈화 경험을 가진 직원 40명을 일시에 뽑아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 투입했다. 그의 전략은 숙련공과 현지인들이 손을 맞춰 필요한 기술을 익히도록 했던 것인데, 추가 비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들어갔다. 설상가상, 한국에서 데려온 40명에 대한 비자 신청이 진행되는 도중에 슬로바키아 경찰들이 불시에 공장에 들이닥쳐 불법 체류자 단속 활동을 벌이는 바람에 20명의 한국인 경력자가 추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자동차 작업 라인이 올 스톱되었던 적도 있다.
셋째, 무엇보다도 심각한 문제는 어떤 일이 있어도 40일 안에 공장 임대(매입) 및 건설, 장비 설치 등을 끝내고 차량을 조립해야했다. 절대적으로 공기工期가 부족했다. 사실 자동차 반제품 공장을 건설하려면 최소 6개월, 최대 1년 정도의 공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그러나 박 회장이 수주한 계약서에는 40일 안에 공장을 준공·가동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 박 회장은 곧바로 질리나에 있던 베어링 생산 공장(5만4천㎡)을 임차했다. 40일 동안, 방치된 공장 건물을 철거하고 월 2,000대를 작업하는 2개 라인을 신설해야만 했다. 문제는 슬로바키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한 탓에 환경과 안전에 대해 까다로운 EU 규정을 지켜가면서 KD 제조 공장을 40일 안에 짓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결정이었다. 예컨대 공장에 있던 나무 하나를 베어내더라도 모두 허가를 받아야만 했다. 완성차의 부품을 모듈화하여 분해한 것을 이동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지게차로 운반할 수 있지만, 슬로바키아에서는 별도의 사륜 운반용으로 옮겨야 한다는 조항을 지켜야 했다.
그는 공장을 짓는 직원과 KD 기술을 배우는 현지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틈만 나면 비엔나에서 3시간이나 걸리는 질리나까지 직접 차를 몰고 가서 ‘한국식 회식’을 베풀었다.
넷째, 공장 건설과 KD 사업에 필요한 자재 등을 모두 현금으로 구입해야 했기 때문에 막대한 운영비를 조달해야했다. 질리나의 자재 업체들은 언제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낯선 기업에 외상으로 자재를 납품했다가 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외상거래를 사절했다. 그는 이러한 온갖 악전고투를 이겨내고 납품 날짜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도록 독려했다. 모두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40일 안에 공장이 준공됐고 자동차도 조립됐다.
박 회장은 ‘질리나 프로젝트’를 두고 성경에 등장하는 ‘모세의 기적’과 같다고 회상했다. 영산그룹이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연산 10만 대의 자동차 KD 공장을 준공한 것은 기적이었다. 그는 반조립 자동차를 러시아까지 운송하는 물류 업체인 까르멜 로지스틱을 2007년 9월에 세웠다. 슬로바키아 질리나 까르멜 오토는 2018년에 6만여 대를 생산했는데, 이 중 90%를 러시아에 공급했다.
슬로바키아 질리나 - 반제품 작업 라인 절차 <Carmel Auto>
슬로바키아 질리나 - 반제품 작업 및 해포장 <Carmel Auto>
체코 오스트라바 - 승용차량 반제품 생산 공장 <Carmel Auto CZ>
체코 오스트라바 - 영산그룹 유럽본부 임직원들과 함께
몇 년 뒤 박 회장의 질리나 공장 준공을 눈여겨봤던 현대자동차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투싼을 반제품 자동차로 러시아에 공급하는 KD 사업을 제안한 것이다. 박 회장은 2016년 6월에 까르멜 체코 공장을 세웠다. 이곳에서 30km 떨어진 현대자동차 체코 공장에서 투싼 제품을 인수한 뒤 수백 가지 아이템으로 모듈화하여 트랙킹과 철도 수송으로 러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이밖에 KD 사업장은 터키 부르사에 설립된 영산 터키법인이 운영하고 있다. 이 법인은 현대자동차 16인승 H350(한국명 쏠라티)의 판넬류와 의장부품을 CKD 형태로 한국 및 베트남 등지에 공급하는 업무를 수행 중이다. 2016년부터 현대자동차가 위탁생산을 맡긴 터키 상용차 제조업체인 카르산에서 동 차량을 가져와 앰뷸런스와 같은 특장차로 개조하거나 A/S 및 튜닝 사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영산 터키법인은 현지 정부로부터 4개 종의 자동차 및 버스 제조 인증을 받아 수입사양별로 아프리카, 중남미, 서남아를 포함한 13개국에 3천여 대를 수출하기도 하였다. 2020년부터는 터키 현대자동차(HAOS)와 협력하여 연 15,000대 이상의 승용차량 모듈화 반제품을 카자흐스탄과 같은 동구 CIS 국가로 공급하고 있다.
터키 부르사 - H350(솔라티) 부품 포장 및 반제품 생산, 특장/개조 공장 <Youngsan TR>
터키 부르사 - 세계각지로 수출 대기중인 H350(솔라티) 미니버스 차량 <Youngsan TR>
터키 이즈밋 - 승용차량용 팔렛 제작 및 부품 포장 공장 <Youngsan TR>
혼돈 속 일궈낸 아프리카 말리 군용차 2,000대 납품
박 회장은 서아프리카에 속한 말리를 비롯하여 니제르와 모잠비크, 보츠와나, 코트디부아르 등 7개국 KD 차량 및 일반 완성차 무역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는 승용차, 상용차, 특수차량(군용차, 소방차)의 수입 및 대리점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투자한 국가는 말리였다. 영산그룹이 서아프리카에 속한 말리에 투자할 때만 하더라도 치안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데다 현지 파트너가 자동차 조립 공장을 세우자고 먼저 제안해왔다. 당시 아마두 투마니 투레 대통령도 영산그룹의 투자에 우호적이었다. 영산은 2011년 2월에 말리 자동차 조립 공장을 착공했다. 그러나 2012년 3월 22일 말리 북부 투아레그 부족과 아자와드 민족해방운동단체 그리고 이슬람 원리주의 집단인 안사르 디네 등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영산그룹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왜냐하면 정부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투레 대통령을 내쫓고 권력을 장악하면서 전임 대통령과 우호적이었던 영산그룹에 대해 견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영산이 70억 원을 투자하여 자동차 조립 공장을 건설함과 동시에 현지 파트너와의 딜러망을 구축하고 있던 상황에서 내전이 발생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과도정부는 영산의 공장을 강제로 인수한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영산그룹은 준공식 준비를 위해 파견됐던 직원들에게 공장을 폐쇄하고 설비 등의 모든 열쇠를 갖고 말리의 수도인 바마코로 피신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말리 공안 당국은 2013년 1월 17일에 영산그룹의 현지 법인장을 포함한 23명의 직원을 강제로 구금했다. 죄목은 “국가 비상사태 때 내려진 국가의 요구에 불응했다.”는 것이었다.
직원들은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 2개 호텔에 분산 투숙했었는데, 공안 당국의 감시로 일체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박 회장은 직원들이 감금당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그 결과, 프랑스대사를 지낸 오스트리아 출신 외교관을 찾아내서 말리 정부에 엄중히 항의해줄 것을 부탁했다.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외교적 압박이 통했다. 말리 과도정부는 영산 직원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말리 과도정부는 영산의 자동차 조립 공장의 가동을 승인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사막전에서 기동성이 뛰어난 한국 군용차를 영산이 조립·납품할 수 있도록 발주했다.
말리 과도정부의 집권으로 한치 앞을 볼 수 없었는데, 전화위복이 됐다. 이 과정에서 현지 파트너의 공로가 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박 회장의 사람 됨됨이를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박 회장은 말리 파트너의 아내가 암에 걸렸을 때 불문곡직하고 한국으로 데려와 서울아산병원에 입원시켰다. 특히 직원 1명을 배속해 1년 동안 헌신적으로 간병했다. 이러한 인간적 감동을 받은 말리 파트너가 한국 군용차를 납품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줬던 것이다. 영산그룹은 2015년에 말리 정부로부터 6,000만 달러 규모의 군용 트럭 500대 수주를 시작으로 이후 2,000여 대를 납품했다.
아프리카 말리의 비즈니스 파트너와 공급계약 체결식 장면
아프리카 말리, 모잠비크, 남아공, 보츠와나 - 일반 승용차부터 특수차량까지 전 세계 차량 무역 사업 전개
아프리카 모잠비크 - EDCF 대정부수출사업 (Youngsan MZ)
아프리카 남아공 - 상용 차량 조립검수 기술지원 (Youngsan SA)
영산그룹은 2018년부터 알제리의 현대자동차 대리점인 시마CIMA 모터의 SKD 공장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이외에도 알제리 CKD 공장에 대한 총괄 엔지니어링과 설비 공급을 턴키베이스로 수주했다. 이와 함께 인도에서도 SKD 공장을 설립하였고 아난타푸르에서는 자동차 생산 물류사업까지 전개하면서 서남아 시장과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에는 전주와 김해에 각각 화물차 및 승용차 반제품 생산 및 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6월 1일에 (주)피닉스오토 모티브스 법인을 영산 글로넷으로 변경한 영산그룹은 서울을 기점으로 전주에 화물차 및 군용차 모듈화·포장·개조 공장을, 김해에 승용차 반제품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전주 공장은 연간 7천 대의 화물차 및 군용차 물량을 처리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2019년 10월 완주군 테크노밸리 산업단지 8,000평을 매입, 전주2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공장은 아프리카 현지 맞춤형 트럭 기반 버스 제작을 포함하여 각종 특장 및 개조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 설립된 영산기술연구소는 KD사업 기술개발과 플랜트 건설, 엔지니어링을 주관하며 전주 1,2공장에서 생산중인 특수차량 개발과 친환경 연료차량 관련 기술 제휴,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알제리 티아렛 - 승용차량 조립공장
전주1공장 전경
전주2공장 전경
부산공장 전경
자동차 부품 ․ 플랜트 ․ 에너지 글로벌 경영 본격화
박 회장은 최근에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 회사를 잇달아 설립했다. 유럽 슬로바키아 크라스노에 플라스틱 사출부품 공장을 운영 중이며,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공장에서는 자동차 시트와 범퍼, 머플러 및 와이어하네스, 자동차용 범퍼 플라스틱 사출 제품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는 중ㆍ대물 플라스틱 사출부품을 비롯한 블로우몰딩 부품 등을 생산, 현지 자동차제조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기존의 영업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대대적인 투자를 통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018년 9월 21일에 파키스탄의 센추리 엔지니어링 주식회사와 타이어 공장 설비 공급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파키스탄 카라치 인근의 23만 평 부지에 승용차용 타이어를 연간 1백만 본 제조하는 공장을 금호타이어 와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건설하는 것이다. 특히 단계적인 공장 증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2027년까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2019년에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ASTANA그룹으로부터 현대자동차 CKD공장 건설프로젝트를 턴키베이스로 수주했다. 이는 아프리카 알제리에 이어 두 번째 수주한 것이다. 연산 4만대 현대자동차 조립생산능력을 갖춘 이 프로젝트는 자체 및 도장, 의장 공장을 엔지니어링하고 기계장비를 공급하여 생산운영까지 책임을 지는 사업이다.
이밖에 헝가리 코마롬시에 연간 생산량 7.5GWh 규모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1 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연산 9.87GWh규모의 제2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는 유틸리티 공사를 시공했다. 아울러 2021년 이반차 지역에 건설되는 30GWh 규모의 제3공장 유틸리티 공사도 수주하였다. 전기차가 주류를 이루면서 향후 배터리 생산업체들이 신공장 건설과 확장을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 새로운 사업거리가 많을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산업폐기물 처리 친환경 프로젝트는, 유럽연합 가입을 목표로 EU 스탠더드를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인 세르비아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사업이다. 2019년 3월 8일 세르비아 현지의 자회사인 엘리아스 에코(대표 박건영)는 세르비아 포자레바츠시와 산업 및 의료폐기물 처리 시설 구축을 위한 투자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세르비아 전역에 걸쳐 무방비로 방치된 폐기물과 불법 매립된 산업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영산은 3.5헥타르의 부지를 구매, 친환경 소각로를 건설 중이며 2024년 하반기부터 1백만톤 처리규모의 소각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생태계의 선순환에 기여함과 동시에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한 친환경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슬로바키아 크라스노 - 차량 플라스틱 부품 사출 공장 <Elias Tech>
카자흐스탄 알마티 - 차량 CKD공장 건설 프로젝트
카작흐스탄 알마티 - CKD 차량조립용 기계설비 공급 및 엔지니어링 사업
헝가리 코마롬(1,2공장) 및 이반차 (3공장) - 배터리 공장 전기공급 유틸리티 시공사업
세르비아 포자레바츠 - 산업 폐기물 처리 사업
그는 전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탄소배출 제로 운송수단의 개발 붐에 발맞추어 전기자동차 및 수송버스 개발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내 소형 전기차 제조업체와 기술협력을 통해 러시아 2인승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국산 수소버스의 주요 핵심부품과 샤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유럽 현지로 가져와서 현지 로컬파트너와 개발한 버스 내, 외관 부품을 조립한 수소버스를 제작하여 전 유럽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처럼 무역으로 시작했던 박 회장은 자동차 반제품 생산 및 조립 공장과 자동차 부품 공장에 이어 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전 세계에 14개의 공장을 세웠다. 이처럼 빠르게 제조업에 진출, 전 세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든지 진출할 업종에 대한 준비를 해놓은 뒤 기회가 오면 망설이지 않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과감하게 투자했던 방식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2019년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영산그룹은 글로벌 비즈니스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5개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뚜렷한 목표의식과 원대 한 비전을 담아 모든 임직원의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는 ‘영산그룹 VISION 2024’를 추진 중이다. 박 회장은 계열사 법인장들에게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항상 ‘시나리오 경영’을 체질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즉,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시나리오별로 선제적 대응 방안을 수립하여 미리 대비하고 위기가 오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하자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펜더믹으로 인해 세계 경기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신흥국 등은 정치와 경제의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시나리오 경영의 필요성을 각별히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영산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 사업을 적극 개발해야 하지만, 사전에 투자의 장·단점과 사업성, 예산 시나리오를 꼼꼼히 검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의 불굴의지와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한 도전의 결과, 창업 23년 만에 20개국 28개 네트워크를 거느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그룹으로 도약시켰던 것이다.
지정경학적 관점에서 미래 투자 올인
맹자는 “하늘이 주는 좋은 때는 지리의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의 이로움은 인화를 당해낼 수 없다天時不如地理 地理不如人和.”고 했다. 즉, 하늘의 때보다 지리의 힘이 중요함을 일깨우고 있다. 맹자가 말한 바로 그 ‘지리’가 오늘날 지정경학적地政經學的인 시각에서 설명될 수 있다. 박 회장의 글로벌 경영의 키워드는 지정경학적 관점에서 미래에 투자한다고 응축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제조업 투자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를 중심으로 동유럽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동, 아프리카, 인도, 서남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비행기로 3시간 이내면 이들 지역 어디에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비엔나에 정착했던 것은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이다.
첫째, KD 사업장은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와 현대자동차 체코, 러시아, 터키 공장의 주변에 포진되어 있다. 까르멜 오토 법인을 주축으로 기아의 씨드와 스포티지, 현대의 투산을 반제품으로 생산하여 러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에 일조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이 포함된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지를 겨냥하고 있다.
둘째, 박 회장은 영산그룹의 역량을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에 집중하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땅이지만, 러시아와는 멀리 떨어져 있으며,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둘러싸여 있는 러시아 역외 영토다. 러시아는 2005년 11월 28일 칼리닌그라드를 경제특구로 지정하여 내수용 외국산 자동차 조립 공장으로 집중개발하고 있다.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 차량용 조립부품 (시트, 머플러, 글라스 등) 생산공장 <Youngsan KLD>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 차량시트 & 폼패드 생산 공정 <Youngsan KLD>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 승상용차량 개조 및 특장 작업, 조립 검수 등 <Carmel Rus>
러시아 상트페터스부르크 - 차량 SKD CKD 생산 공장 <Gefest SP>
러시아 상트페터스 부르크 - 차량 플라스틱 부품 사출공장 <Gefest SP>
러시아 상트페터스 부르크 - 차량 플라스틱 부품 사출공장 <Gefest SP>
박 회장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칼리닌그라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쓰이는 부품과 자동차 조립용 기계설비 수입에 무관세 제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산의 칼리닌그라드 법인은 차량 시트 등 11개의 자동차 부품을 현지 국산화하여 납품할 예정이다. 이외도 그는 파트너사 Avtotor공장의 생산 효율성과 품질 제고를 위해 자동차 생산 공정별 전문가로 구성된 Supervisor팀을 파견, 공장을 수탁운영하고 있다. 또한 엔진과 타이어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을 조립라인까지 정확하게 전달하는 생산 및 조달물류사업에 진출했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수년전부터 자국산 자동차 개발과 자국산 부품 생산비율을 높이겠다는 시책과 파트너사의 요청에 적극 부응하여 칼리닌그라드 지역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2020년부터 현대종합상사와 합작으로 12만5천대 규모의 플라스틱 도장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 자동차 도장공장 건설 엔지니어링과 설비공급, 운영 기술지원 등 6천500만유로 규모의 프로젝트를 턴키베이스로 수주했다.
셋째, 박 회장이 주목한 미래 투자 지역은 아프리카 중에서도 서아프리카와 남동아프리카다. 서아프리카는 베냉, 부르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 말리, 니제르, 세네갈, 토고 등 15개국으로 구성된 서아프리카경제 및 통화연합UEMOA과 같이 단일통화 경제권으로 형성되어 있다. 박 회장이 니제르 명예영사를 맡은 것도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비록 가난하지만 향후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는 무비자 국가로 묶일 것이기 때문에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남동아프리카 지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보츠와나, 탄자니아 등지에서는 군용차 납품을 비롯하여 상용 자동차 조립 공장, FRP 플라스틱 전신주 공급, 남동발전과의 태양광 발전 사업 등을 모색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아프리카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현지 맞춤형 버스를 자체 개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즉, 아프리카 오지 등 비포장도로를 운행할 수 있도록 4륜 구동이 가능하며 국산 3.5톤 트럭 샤시에 버스용 차체를 개발, 새로운 개념의 버스를 생산한 것이다. 현지 파트너와 딜러, 업계 관계자의 상품성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여 제작된 이 버스의 이름은 수비라SUBIRA(인내, 견고, 참을성을 뜻하는 스와힐리어)로 출시, 시판하고 있다. 현재 3가지 모델로 샘플 차량을 제작, 니제르와 말리, 모잠비크에서 활발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 주한 니제르 명예영사관 개관식
전주2공장 및 기술연구소 전경
아프리카 험지 맞춤형 자체 개발 차량 <SUBIRA>
최우선의 경영 원칙 “먼저 베풀어라”
박 회장은 표시가 나지 않는 곳에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경영 원칙 가운데 하나는 먼저 베푸는 것이다. 슬로바키아 까르멜 오토의 권병석 법인장은 초기에 공장을 건설할 당시의 일화를 털어놓았다.
“당시 슬로바키아의 질리나 공장 설립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매일 전쟁을 치를 정도로 심각했었다.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데, 박 회장으로부터 건설중인 공장 주변에 있는 형편이 어려운 비영리 단체를 조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박 회장의 성격을 잘 아는 터라, 지체 없이 양로원과 장애인고아원 등 주변 지역의 불우단체에 대한 현황을 조사해 보고했다. 박 회장은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중 한곳인 장애인고아원을 방문하여 세탁기와 TV 등 가전제품을 기증하였다. 그곳 원장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물어보고, 장애인을 수송하는 승용차가 필요하다는 답변에는 즉시 차량을 사주기도 했다. 박 회장은 회사가 자금난으로 피가 마르는 상황에서, 도저히 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즉시 기부를 했다.”
슬로바키아 - 2008년 슬로박 인권위원회 대상 수상
슬로바키아 질리나 - 질리나 유소년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슬로바키아 질리나 - 양로원 위문 공연 행사
슬로바키아 질리나 - 카르멜 오토 창립 10주년 근속자 포상행사
슬로바키아 질리나 - 카르멜 오토 창립 10주년 근속자 포상행사
권 법인장은 “어떤 대가를 바라고 행한 일은 아니었으나, 이런 선행의 여파는 컸다. 카르멜 오토의 사회 활동은 점차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대관 업무나 인력 조달 부분에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현지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고 생산력이 증대되었다. 결과적으로 결근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직원들의 열정이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를 가져왔다.”고 털어놓았다.
박 회장은 “실제 어려운 곳에 기부를 하면 신기하게도 힘든 문제가 잘 해결됐던 사례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기술연구소를 비롯한 20개국 28개 계열사를 운영하며 약 3천 명의 직원과 수많은 협력 업체, 거래처를 두고 있지만, 항상 순수한 진정성을 가지고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그가 문화와 인종이 다른 국가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열정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임했기 때문이다. 즉, 오늘날의 영산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느 나라에서 누구를 만나든, 열정과 진정성을 갖고 임하면 어떤 시련이나 고난도 감동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비즈니스를 하면 기업의 생명력이 확장된다는 사실을 몸소 터득한 것이다.
문화예술에 경영을 접목시키다
박 회장의 글로벌 경영에는 문화예술을 경영에 접목시키는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 클래식음악의 고향인 비엔나에서 고품격 유럽의 문화와 한류문화를 교류시킬 필요성을 느껴서 만든 법인이 문화예술기획사 WCN(World Culture Network)이다. 기획사 설립에는 대표를 맡고 있는 아내 송효숙 씨의 역할이 컸다. 그녀는 20년 넘게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유명한 문화예술인과 가깝게 지내고 있었는데, 이들을 네트워킹할 필요성이 있다는 아이디어를 박 회장에게 제시했다. 박 회장은 2011년 WCN을 설립하여 문화예술에 경영을 접목하는 사회공헌 사업을 시작했다. 이 기획사의 설립 목적은 유럽에 사는 한인 동포들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문화예술의 품격을 높이며 한국과 유럽을 잇는 문화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영산그룹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방안으로 음악과 예술을 통해 친선을 도모하고 문화 교류 및 가교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WCN은 2009년부터 매년 유럽 10개국과 친선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2016년부터 한국에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2017년부터는 한국 가수들을 선발하여 베를린 오페라하우스의 무대에 서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가를 초청, 각종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하는 한편, 한국의 전통문화를 유럽 무대에 알리는 공연을 30여 차례 개최했다. 비엔나에서〈난타〉공연과 태권도 퍼포먼스〈탈〉공연, 그리고 점프, K-팝 댄스 공연 등 비언어적non-verval 공연과 Absolute Korea와 같은 한국영화 음악 상영회 등을 개최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 2013년 난타 초청 공연
러시아 모스크바 - 2018년 1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한국-러시아 친선음악회, 조수미 출연
대한민국 서울 - 2021년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WCN은 오스트리아를 비롯하여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체코, 루마니아, 핀란드, 터키, 러시아 등 12개국에서 문화예술을 통해 국가 간의 우정을 다지는 친선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때에 한국민요와 메들리, 가곡 등 한국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예술 공연 및 국제 행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2012년에는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수교 1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세계적인 소프라노인 조수미와 지휘자 금난새 등이 참여하는 한국·오스트리아 연주회가 비엔나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기획·후원하였다.
이와 함께 WCN은 유럽 정상급 오케스트라들과 한국 음악가들이 한 무대에서 협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력이 있는 젊은 음악가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7년부터 이탈리아 부조니 페스티벌과 함께 한국인 피아니스트 페스티벌을 열어오고 있는데 여기에는 백건우, 손열음 등 5명이 출연하여 이탈리아에 한국 음악가의 우수성을 보여주었다. 대표적인 젊은 음악가 발굴 사업은 빈 국립음대의 오토 에델만 콩쿠르에 WCN상을 제정하여 매년 후원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WCN과 빈 국립 음대가 공동으로 진행 중인 비엔나 국제가곡콩쿠르 ‘국제 헬무트 도이치 리트 콩쿠르’를 개최·후원하고 있다. 이 콩쿠르는 세계적인 피아노 연주자이며 평생 리트(Das Lied, 19세기에 태동한 서양 고전음악으로 시와 음악이 결합한 독일 가곡)의 발전에 기여해 온 헬무트 도이치 교수의 이름을 붙였으며, 비엔나 및 오스트리아 리트 가곡의 폭넓은 보급·발전에 기여하는 젊은 음악가를 선발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18년 9월 쇤부른궁에서 개최된 이 콩쿠르에 전 세계 16개국 43명의 지원자들이 도전한 결과, 리트 및 피아노 부문의 수상자 6명은 많은 상금을 받았다. 2019년 11월에는 180년 전통을 이어오며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한국투어를 단독으로 유치했다. 그해 11월 1,2일에 걸쳐 서울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505석이 매진된 가운데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이 진행됐다. 3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1,618석이 매진된 가운데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이로써 비엔나필하모니의 한국 투어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WCN은 문화예술기획사로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대한민국 서울 - 2019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프레스 설명회에서
대한민국 서울 - 빈필하모닉 리셉션에서 반기문 총장 내외, 지휘자 크리스티안 텔레만과 함께
오스트리아 비엔나 -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에서 난민돕기 자선음악회
2009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진행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는 WCN이 비엔나에서 음악 전공하는 한국 유학생들과 함께 오스트리아의 고아원과 양로원을 방문, 재능을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음악을 배우기 위해 비엔나로 유학 온 학생들만 해도 700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 이들 유학생들로 하여금 소외된 이웃과 오스트리아 현지인들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주는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매년 난민돕기 자선음악회를 개최하여 모금 활동을 하여 오스트리아 최대 자선단체인 Karitas & Du에 기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18년부터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5개국에 ‘평화의 샘물’ 개수로 설치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2019년 4월에는 모잠비크 마푸토에서 ‘평화의 샘물’과 ‘희망의 샘물’ 로 이름 지어진 2개의 어린이 식수공급 개수식 행사를 가졌다.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은 지난해 8월 말라위를 비롯하여 탄자니아, 짐바브웨, 잠비아, 남아공 등지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WCN의 운영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아직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WCN의 운영비는 박 회장이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기업 경영의 으뜸 목적은 이윤 추구이지만, 돈을 벌 때도 열심히 벌어야 하고 돈을 쓸 때도 멋지게 써야만 생명력이 오래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한인문화회관 건립 등 유럽 한인사회발전 기여
사업에만 집중하던 박 회장은 2006년부터 유럽 한인의 정체성 함양을 위해 각종 체육대회와 행사를 후원했다. 특히 한인연합회 가곡의 밤과 신년 음악회, 여성합창단 등의 행사에 꾸준히 기부하였다. 예컨대 2022년 15회째를 맞이한 오스트리아 영산배 테니스대회를 비롯하여, 골프, 탁구, 축구, 농구 등 10년 이상 후원한 한인 체육회 모임들은 그 대표적인 예다.
회사 경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던 2011년에는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의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이때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가 한인문화회관의 설립이었다.
2008년 6월부터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한인문화회관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전미자)와 오스트리아한인회(회장 박종범)가 협력하여 한인문화회관의 건립에 착수하였다.
이들 단체는 ‘한인문화회관’이 들어설 부지를 물색하던 중 생태공원으로 유명한 도나우파크 내의 한 건물을 찾아냈다. 박종범 회장은 오스트리아 정부와 대한민국 정부의 협조를 얻어 1년에 1유로씩을 내기로 하고 비엔나시 정부로부터 50년간 장기 임차를 했다.
건축비용은 220만 유로(한화 30억)였다. 건축사 승효상 씨가 재능기부의 형태로 리모델링 설계를 해주었고 한인문화회관의 건축비용의 대부분은 박 회장의 몫이었다. 박 회장의 열정이 있었기에 번듯한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이 세워질 수 있었다.
2012년 5월에 정식 개관한 한인문화회관에는 영산홀과 비엔나 한글학교 교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학생 200명이 사용하고 있다. 2019년 5월 28일 제 2대 관장에 송효숙 대표가 취임하여 대관사업과 관리부분의 내실을 다졌고 문화공연과 같은 외부 행사를 적극 유치했다. 특히 2022년 5월 3일은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개관 10주년' 행사를 열어 국내외 귀빈을 초청하였으며, '한인문화회관 10년의 발자취' 책자 발간과 '한국 시인의 정원' 개관식 행사를 거행하였다. 2023년 개관 11주년의 경우, 2023 한국문화주간을 개최하여 나흘간 출판기념회, 가야금 연주와 전통폐백의례, 한국영화제, K-POP 퍼포먼스 등 8개 공연과 2개의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한오 문화교류 행사에 적극 힘썼다.
한편 오스트리아 연방정부는 2013년에 박 회장에게 ‘금성문화훈장’을, 대한민국 정부는 박 회장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각각 수여했는데 이는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을 적극적으로 후원한 것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2014년 5월 16일에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황실 ‘평화증진협회’가 박 회장에게 ‘평화의 불꽃상Flame of Peace’을 수여했다. 같은 해 광주MBC는 ‘광주전남 희망인물 100인’에 선정했으며, 2015년에는 조선대학교 총동문회에서 ‘자랑스런 조선대인상’을 수여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 2019년 영산배 골프 대회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조감도
2012년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개관식 - 오스트리아 8대 대통령 Heinz Fischer님에게 청자 기증
2012년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개관식
2022년 한인문화회관 개관10주년 기념식 및 <한국 시인의 정원> 개관식
2023년 개관 11주년 기념 <2023 한국문화주간> 개회식 및 출판기념회 당시
2013년 대한민국 정부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2013년 오스트리아 정부 <금장 훈장> 수훈
2014년 합스부르크 황실 평화증진협회 <평화의 불꽃상> 수훈
박 회장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의 회장(연임) 직과 13·14대 유럽한인총연합회장 직을 동시에 맡았다. 당시 유럽한인연합회는 둘로 나눠져 대립과 갈등을 하고 있었다. 박 회장은 2011년 6월 세계한인회장대회 당시 양측의 대표자들을 설득하여 양분된 유럽한인연합회를 하나로 만들었고 2011년 11월 유럽총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하여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한인단체장을 맡으면서 유럽 한인사회를 통합하고 한국인의 자긍심을 후손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첫째, 유럽의 한인 차세대들에게 한국인의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한국어 웅변대회와 글짓기대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들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하여 2010년부터 오스트리아 차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프로젝트였다. 그는 유럽한인연합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오스트리아(2011), 체코(2012), 폴란드(2013), 불가리아(2015), 그리스(2016), 루마니아(2017), 폴란드(2018), 스페인(2019) 등에서 한국어 웅변대회 및 글짓기대회를 개최했다. 그는 유럽 차세대 후손들이 모국어를 잊어버리면 한국인의 정신을 계승할 수 없다고 봤다. 이 대회에는 청소년 150명과 학부모 100명(유럽 27개국 35개 한인회)이 참가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유럽 한인의 기성 세대들은 자녀들이 한국말로 웅변하는 것을 보고 자긍심을 느껴 감격의 눈물을 흘렀다고 한다. 이처럼 1박 2일의 행사 기간에 소요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박 회장이 해결했다.
둘째, 박 회장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유럽 한인 청소년들이 한국을 ‘영원한 조국’으로 인식하고, 정체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0박 11일 동안 전국을 순례하는 국토대장정을 실시했다.
셋째, 2012년 9월에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백주년 및 오스트리아 한인들의 이주 50주년을 맞이하여 《오스트리아 속의 한국인》(리더스가이드)을 한글과 독일어로 출간하였다. 더 나아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24가지 조리법을 담은 한식 요리책인 《한식Koreanische Küche/Metatran Verlag》을 한국어와 독일어를 병기해 각각 출판했다. 특히 《한식》은 유럽 여타 지역에서도 주문이 쇄도해, 러시아·스페인·체코·슬로바키아·루마니아·프랑스·이탈리아·불가리아 등 13개국에 8개 언어로 번역·배포되었다. 이러한 일은 대한민국의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었지만, 박 회장은 한민족의 위대함을 전파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밖에 오스트리아한인회는 계간지인 〈한인회지〉를 발간하였다.
2012년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00주년 기념 행사 <TAL> 태권도 시범단 초청공연 및 <비빔밥 퍼포먼스>
2013년 세계한인회장대회 당시
2013년 오스트리아 적십자에 수재의연금, 2015년 사마리아 연합에 네팔 대지진 구호활동 후원금 전달
넷째, 유럽에서 활동한 한국의 위인과 한국에서 활동한 유럽의 주요한 인물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고 이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사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그는 1960년대 초반, 천형의 섬이라 불린 소록도에서 40년이 넘도록 한센인을 위하여 무보수로 간호 및 재활 치료, 보육 및 환경 개선 등의 봉사를 실천한 마리안느와 마가렛(오스트리아 태생) 두 분의 간호사에 대한 생애와 활동에 주목했다. 그들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돕기 위하여 추진위원회가 설립되었고, 박 회장은 추천위원으로서 두 분의 일대기를 독일어로 번역하여 오스트리아 및 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에 전파하였다.
또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고 독립운동의 참뜻을 기리기 위하여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정상천 저) 한국어판 출판기념회를 2019년 6월 7일 비엔나에 있는 한인문화회관 영산홀에서 개최하였다. 소위 유럽의 이승만으로 평가되는 서영해 선생은 폭넓은 외교와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한국의 독립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여론을 이끌어내는 데 크게 공헌한 인물이다.
이외에 유럽한인회총연합회의 차원에서 한국문화축제와 한인 차세 대 체육대회, K-pop 경연대회 등 각종 문화·체육 행사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또한 고향인 광주 지역의 대학생들에게 인턴 기회를 제공해 일찍부터 국제무대에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한 박 회장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오스트리아 국가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하여 오스트리아 한인동포응원단을 조직하여 두 달 동안 평창에 파견하였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내내 총 3,000여 명이 40개 알파인 종목에서 오스트리아를 응원했으며, 오스트리아 국영 방송인 ORF에서 이 모습을 대대적으로 방영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100여 명의 우크라이나 국가 대표 선수를 위한 특별 만찬 행사를 포함하여 한-오 VIP 300명이 참석한 오스트리아 갈라디너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이와 더불어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는 오스트리아 및 스위스, 독일 선수 등을 비롯한 국내외 귀빈 500명을 초청해 환영 만찬 행사를 가졌다. 그는 사업의 기반이 되고 있는 오스트리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가 대표 및 귀빈들을 초청, 환영 만찬을 베푸는 것이 기업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 회장은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2013)과 세계한상대회 대회장 (2014), 2016~2021 민주 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 (유럽·중동·아프리카·러시아·중앙아시아 지역회의 17,18,19기)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상 리딩CEO(2013~), 주한니제르 명예영사(2016~), 세계한인무역협회 World-Okta 제22대 회장 (2023~)을 맡고 있다.
그는 2019년 2월 18일부터 21일까지 러시아 사할린에서 유럽 평통 지도자 100명과 더불어 사할린 한인동포 500여 명을 초청하여 3.1운동 100주년 기념 평화통일 페스티벌을 개최하였다. 이와 동일한 행사를 한인 동포 200여 명을 초청하여 3월 2일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에서 개최하면서 유럽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선생의 후손인 수지와 스테파니, 재미 독립운동가 김형순 선생 및 김덕세 여사의 후손인 김운하 장로 내외를 초청해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서영해 선생의 후손 수지 여사의 경우 2023년 5월 한인문화회관 개관 11주년 기념 2023 한국문화주간 행사에 맞춰 조부에 대한 회고록을 담은 'Die Welt vor Suzie Wong' 독일어판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였다. 기업인 박 회장이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을 챙기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숭고한 독립 정신은 지속적으로 계승되어야 하고, 한국인의 자긍심이 후손들에게도 면면이 이어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2019년 9월 박 회장은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에서 안중근의사숭모회 유럽본부 출범식과 유럽 16개국 지회장 임명식을 개최했다. 이는 한인동포와 현지인을 대상으로 안중근 의사의 애국정신과 동양평화사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유럽본부는 매년 안중근 의사 서거일과 의거일에 맞춰 추모행사와 임원 워크숍, 온-오프라인을 통한 유럽차세대 한글백일장과 학술강연 및 포럼 등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그는 러시아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이며 상해임시정부 수립에도 공로가 큰 최재형 선생의 생애를 주목했다. 그는 2020년 9월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순국 100주년을 앞두고 그의 후손이 불의의 사고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거액의 기부금을 기탁했다. 이러한 공로로 영산그룹이 제1회 ‘최재형 상’ 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3년 10월 26일 박 회장은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제 22대 회장으로 당선되었다. 월드옥타는 1981년 ‘한국 상품 구매와 수출 활성화로 대한민국 경제성장에 이바지한다’는 목표 아래 재외동포 무역인이 모여 결성한 단체로 해외 67개국에 146개 지회가 있다. 정회원 수 7000여 명에 차세대 경제인 회원 수는 2만8000명을 웃도는 재외동포 최대 경제단체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 네트워킹, 취업 등을 주로 지원한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월드옥타 소속 한인 경제인들은 ‘해외 금 모으기 운동’을 적극 전개했고, 2020년 코로나19 확산 때는 대구·경북 의료진에 마스크 20만 개를 기부했다. 2021년 ‘요소수 부족 사태’ 때는 회원들이 활동하는 주요국에서 2년 치 요소수를 확보해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교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1월 1일 신임 회장 취임식을 간소하게 치렀던 박 회장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코로나19 이후 지구온난화에 이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다툼도 심화하는 등 수출로 성장해온 한국 경제가 이처럼 큰 도전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 며 엄중한 시기,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울수록 월드옥타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 강조하였다. 그 동안 자신이 사업 경영을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하고, 병행해 왔던 동포사랑, 나라사랑의 경험을 합쳐서 동포와 조국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며 옥타의 수장이 된 포부를 밝혔다.
말한 대로 이뤄지는 ‘아브카 카다브라’ 주문 암송
그는 매일매일 거울 앞에서 ‘빌 게이츠’가 되새긴 주문呪文을 외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난 할 수 있어.”
“자신의 희망을 매일 아침 입버릇처럼 주문하세요. 그러면 그 희망은 이뤄집니다.
‘정신’의 힘은 강합니다. 하지만 ‘말’의 힘은 더욱 강합니다.”
또한 박 회장은 히브리 랍비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말한 대로 이뤄 진다’는 뜻의 ‘아브라 카다브라’Avra Cadavra를 되새기면서 하루를 맞이한 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마디로 간절히 구하면 그대로(말=기도) 이루어진 다는 것이다. 이처럼 박 회장이 간절히 구했을 때, 현실에서 이루어졌던 사례가 수없이 많다고 한다. 그는 말이 잠재의식을 자극한다고 믿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말이 씨가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말은 생각이 밖으로 드러나는 형태이자 자기 삶을 규정짓는 씨앗이라고 보는 것이다. 박 회장이 인간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이 자율신경계에 자동으로 입력돼 그대로 실현 가능성을 높여 준다고 생각한다. 언어의 창조성에 대한 믿음인 것이다. 그래서 ‘아브라 카다브라’ 주문을 좋아한다.
박 회장은 사람이 내뱉는 모든 말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고유한 에너 지가 담겨 있다고 믿고 있다. 박 회장이 늘 자신감 넘치게 일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자기 암시를 통해 마인드 컨트롤을 한 덕분이었다. 그가 어떤 상황에서도 바이어와 인간관계를 잘 맺어 오더를 잘 따오고 제품도 잘 판매하는 등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항상 ‘경청하는 낮은 자세’로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을 대하고 베풀면서 모두가 더불어 살며 함께 나누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박 회장의 ‘경청과 믿음의 철학’은 특히 경영 활동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계열사 법인장들에게 과감하게 책임과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여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한다. 이 때문에 리스크보다 좋은 기회가 사라지는 것을 더 싫어한다. 설령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경우라도 중간에 보완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에 주어진 기회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번 직원을 믿으면 끝까지 신뢰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가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까르멜 오토를 설립할 때 입사한 대학생 신분의 현지인을 회사의 핵심 보직인 인사총무팀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이 혜택을 입은 현지인은 다니엘라 과장이다. 그녀는 미래에 꼭 닮고 싶은 롤 모델로 박종범 회장을 꼽는다. 2년 전 그녀는 자신의 결혼식 때 작고한 부친과 친척을 대신해 박 회장과 함께 신부 입장을 할 정도로 존경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가 기아인터트레이드 법인장일 때 비즈니스 관계를 맺었던 우크라이나 페트로 포로셴코 로센 그룹 회장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에도 그를 국빈 대우하고 있는데 이 역시 그만큼 신뢰감을 줬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신뢰하고 그의 말을 경청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인맥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익으로 관계가 맺어졌을 경우 이로움이 다하면 헤어진다는 것을 상식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박 회장의 인간관계의 기본은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마음으로 사귀어야 오래가고 멀리 간다는 점이며, 이를 믿고 계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2013년 문화기획사 WCN 주최 제1차 K-POP International Dance Festival Vienna
2013년 재외동포 차세대 대상 국토대장정 행사
2015년 제 4회 유럽한인 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한국-오스트리아 응원단 단체촬영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오스트리아 갈라디너> 행사
2018년 탄자니아 평화의 샘물, 2019년 모잠비크 희망의 샘물, 희망의 쉼터 기증식 행사
2019년 전라북도 글로벌 혁신역량강화 초청강연
2019년 안중근의사숭모회 유럽본부 출범식 행사
2019년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선생 출판기념회 개최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2023년 10월 26일 제27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 옥타 회장에 당선된 직후
2023년 11월 1일 세계한인무역협회 제 22대 회장 취임식